정부의 상속세 개편은 약 4조원의 조세수입 감소를 담고 있는데 그 취지는 민생안정을 지원하고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있다고 했다.
상속세 개정안 중 가장 획기적인 부분은 최고세율 인하(50%에서 40%로)와 최저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의 상향조정(1억원에서 2억원으로)이다. 현재의 과세표준과 세율구조는 1999년도 개정된 것으로, 1억원까지는 10%, 5억원까지는 20%, 10억원까지는 30%, 30억원까지는 40%, 30억원 초과는 50%로 5단계 초과누진세율 구조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상속세 세율과 과세표준이 OECD국가(평균 최고세율 25%)보다 지나치게 높고, 1999년 이후 달라진 자산가격과 물가 등 경제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들어 2억원까지 10%, 5억원까지 20%, 10억원까지 30%, 10억원 초과는 40%로 4단계 초과누진세율 구조로 변경안을 내놓았다.
사실 피상속인(고인)이 남긴 재산은 형성과정에서 이미 소득세를 납부한 재산으로 다시 상속세를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어 왔다. 물론 과거 소득세 과세가 완전치 못한 부분이 많아 상속세를 통해 이를 보완했으나, 현재의 소득세는 세원투명성이 높아져 소득세의 보완기능을 상속세가 감당할 필요는 더 이상 없기에 현실에 맞게 상속세를 조정할 필요는 있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20%와 30%의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구간을 좀더 확장하고 최고세율 구간도 10억원 초과가 아닌 좀더 높은 금액으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점이다. 재산형성과정을 더 독려하고 다음세대로의 이전을 원할히 해 경제의 역동성을 더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다음으로 개편안 중 중요한 부분으로는 상속공제 중 자녀공제금액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자녀 1인당 5000만원을 상속재산에서 차감해 주는데 이 금액을 5억원으로 상향해 자녀가 많을수록 공제액이 커져 향후 저출산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다.
과거 상속세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해당되는 세금이었으나 현재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내야 하는 세금으로 바뀌다 보니, 정부에서 상속공제금액을 확대해 국가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산층 가정의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자 함이라 생각된다.
올해 서울의 34평 아파트의 평균공시가격은 12억9000만원으로 배우자공제 5억원과 일괄공제 5억원(기초공제2억원과 자녀1명당 공제금액 5000만원을 더해 5억원이 안 되면 적용되는 공제)보다 높고, 상속공제금액은 90년대에 만들어진 금액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어느 정도는 인상해야 함이 맞고 옳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정부는 지난 9월 내년 상반기 상속세 부과 방식을 유산세(피상속인 기준으로 세금을 먼저 계산하고 상속인들의 상속재산에 비례해 나누어 내는 방식)에서 유산취득세(상속인별로 분할해 받은 상속재산에 대해 각각 상속세를 계산해 내는 방식)로 전환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금번 세제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인데 이렇게 잊지않고 언급해 줘서 다행이라 생각된다. 정부의 상속세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못할지 알 수 없지만 납세자의 담세력을 고려하고 경제를 활성활 수 있는 조세정책이 계속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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