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방관'으로 5년 만에 관객에게 돌아온 곽경택 감독을 만났다. 곽경택 감독은 '장사리: 잊힌 영웅들' '친구' '희생부활자' '극비수사' 등 전 국민이 다 아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이번 영화 '소방관'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일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얼마나 힘든 업무를 하는지, 그들의 삶이 얼마나 뜨겁고 열정적인지를 그리고 싶었다는 의도가 담긴 영화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구설이 있었다. 더 오래전 개봉할 수 있었으나 주인공 곽도원의 음주 운전 때문에 개봉이 늦어진 것.
곽경택 감독은 "며칠 전 시사할 때 기자가 곽도원의 편집 분량을 질문하더라. 요즘처럼 발목에 큰 족쇄가 채워진 느낌은 처음인 거 같다. 원인제공자에 대해 원망도 되고 질문에 예민해진다. 편집 분량에 있어서는 완전히 안 한 건 아니다. 영화에 치료제라는 게 나온다. 실제 사건을 견디신 분께 나온 말이 '술이 치료제'라는 거였다.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배우가 영화 속에서 술을 먹는 장면은 클로즈업을 다 뺐다. 하지만 드라마에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상대 배우의 분량까지 줄어들 것 같은 장면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른 감독님들이 같이 작업한 배우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많이 감싸주는 게 있기는 한데, 저는 작품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곽도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배우, 투자, 스태프의 작품이기에 적당히 제 마음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선을 그어야겠다는 심정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곽도원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곽 감독은 "그런데 이 영화의 개봉이 늦어진 건 코로나가 제일 큰 이유였고 그다음이 곽배우의 불미스러운 행동, 그다음이 투자배급사가 바뀌면서 이런 게 겹쳐지며 4년의 세월이 지나간 거다. 꼭 곽도원 때문에 늦어진 것만은 아니다."라며 양화 개봉이 늦어진 것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했다.
혹시 곽도원 배우가 사과는 했냐는 질문에 "곽도원은 사과하고 싶어 하고 몸 둘 바를 몰라한다. 그거에 대해 마음은 이해하는데 지금은 자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딱 잘라 말했다.
곽도원의 캐스팅 이유를 묻자 곽경택 감독은 "이런 말씀드리기 너무 죄송한데 곽도원이 떠올랐다. 곽도원에게만 시나리오를 줬고 바로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다른 배우도 있었지만 이 사람과 하겠다고 했던 이유는 진섭이라는 인물과 너무 어울려서다. 고집도 강하고 묵직함도 있어야 했다. 외골수적인 모습이 필요해서 어울린다 생각했다."며 곽도원이어야 완성되었던 인물이었다며 설명했다.
곽 감독은 "음주운전 이슈가 나올 때마다 곽도원이 소환되더라. 그때마다 미치겠더라. 내가 찍어놓고 최초로 개봉 못하는 영화가 되겠다는 공포심이 생겼다. OTT에서 이 작품을 사겠나? 정말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라며 답답했던 심경을 밝혔다.
그러며 "언젠가는 개봉하겠지,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투자자들은 무슨 죄가 있어서 적은 제작비가 아닌데 그 손해를 감수해야 하나. 그게 상업감독으로서 더 미안하더라. 투자자가 바뀌게 된 건 올해 안에 개봉을 하겠다고 해서 족쇄를 풀고 싶어서 했다. 처음부터 이 영화는 겨울에 개봉해야 한다 생각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이 영화가 겨울에 개봉하고 나면 마음의 족쇄를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이야기했다.
꼭 겨울 개봉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감독은 "오래전에 '해풍'이라는 물난리 나는 영화를 찍었는데, 그걸 겨울에 개봉한다고 했더니 '겨울에 추운에 물난리 나는 영화를 보고 싶겠냐'는 말을 하더라. 그래서 이 영화는 겨울에 개봉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설명했다.
며칠 전 있었던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솔직한 제 심정을 말하자면 곽도원이 아주 밉다. 원망스럽다.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12월 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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