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어치 훔치고 '벌금 30만원'만 선고받은 이유

1000만원 어치 훔치고 '벌금 30만원'만 선고받은 이유

이데일리 2024-11-27 20:34: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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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한국을 방문한 홍콩 국적 방문객의 짐을 손수레에 싣고 떠난 8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짐에 든 도합 1000만 원어치의 금품이 사라진 혐의에 대해선 범죄를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마성영)은 절도 혐의를 받는 박모 씨(84)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박 씨는 4월 10일 오전 10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거리에서 에코백 1개와 주황색 비닐봉지 1개를 자신의 손수레에 실어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인근 카페의 폐쇄회로(CC)TV에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 등을 확인했다.

홍콩 국적의 여행객 A 씨는 일행과 사진을 찍기 위해 10분 정도 길거리에 짐을 둔 사이 박 씨가 이를 무단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당시 가방에 현금 700만 원과 300만 원 상당의 카메라 1대, 여성 의류 등 약 1150만 원어치의 금품이 들어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에코백과 비닐봉지를 가져간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가 가방 안의 물건을 훔쳤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 씨 주장처럼 가방과 봉지 안에 실제로 위 물건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피해자의 진술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금 700만 원의 실제 환전 여부와 도난당한 의류가 한국에서 구매한 상품인지 등에 대해선 재판에서 확인된 부분이 없었다.

피해자들이 길가에 물건을 놔둔 시점부터 피고인이 이들을 손수레에 태워서 가지고 갈 때까지 누군가 위 물건들을 꺼내 가져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경찰 발생 보고서는 홍콩 여권과 신용카드 2장이 든 갈색 지갑 1개도 함께 도난당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서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없는 것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진술서만으로는 가방과 봉지 안에 이들 물품이 들어있다는 주장을 믿기 부족하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피고인이 이들을 절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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