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전 총리 측 "시위대에 학살 자행"…당국 "약 1천명 체포해 시위 종료"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등에서 군부대와 충돌,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칸 전 총리 측은 군과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수백명이 총에 맞았다며 당국이 '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돈(Dawn)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 나시르 리즈비 이슬라마바드 경찰청장은 해당 시위대가 이슬라마바드 정부 청사 구역에서 1마일(1.6㎞) 이내로 들어온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95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모신 나크비 내무부 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당국이 수도와 다른 지역에서 시위대를 성공적으로 철수시켰다며 "파키스탄 육군과 국경 수비대, 경찰의 용기 있는 역할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칸 전 총리가 이끌던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당국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 수백명이 총에 맞았다며 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는 계속되고 있으며 칸 전 총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전날 밤과 이날 새벽 파키스탄 군과 경찰이 어둠을 틈타 시위대를 급습했고 최루탄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시위대가 목격되지 않았으며 불탄 차들만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과 지난 총선의 부정을 주장하며 벌어졌다.
2018년 총리에 오른 칸 전 총리는 큰 인기를 누렸지만, 정치권 실세인 군부와 마찰을 빚었고, 2022년 4월 의회에서 불신임 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부패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 중이다.
또 PTI는 정당 운영과 관련해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총선에서 출마 자격이 금지됐고 이후 PTI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다 의석을 획득했다.
이에 여당은 다른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유지했고, 칸 전 총리 측은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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