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기와 함께 수많은 야구팬들을 울고 웃게 했던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어느덧 첫눈 내리는 겨울. 야구팬들은 평일 저녁마다 하던 야구 경기가 없어 심심하지만,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분주히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이같이 쌀쌀한 초겨울, 가을야구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이맘때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꼴찌 팀 재송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팀을 개혁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야구 드라마다. 다만, 이 드라마는 선수들의 경기 장면에 초점을 맞춘 기존 야구 드라마와는 다르다.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구단의 운영을 책임지는 프런트들이며, 경기가 아닌 비시즌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러한 독특한 설정은 흥행 불가 장르로 여겨졌던 스포츠 드라마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드라마는 단순히 야구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오피스물과 휴먼 성장 드라마를 결합하며 깊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약자의 투쟁, 꼴찌에서 시작된 반란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팀 내부 치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꼴찌 팀으로서의 설움, 부실한 구단 운영, 그리고 팀을 개혁하려는 단장의 고군분투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안겨줬다.
드라마는 단순히 '꼴찌 팀이 승리를 향해 나아간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넘어 '썩어가는 팀을 개혁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중심에 두었다. 팀 내 갈등, 선수 트레이드, 예산 문제 등 현실적인 요소를 치밀하게 묘사하며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첫 방송 당시 시청률 5%(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로 시작했던 '스토브리그'는 방영을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회 7.8%, 3회 9.6%, 4회 10% 돌파, 9회 15%, 최종회 19.1%(전국 기준), 20%(수도권 기준)라는 놀라운 시청률 기록을 써 내려갔다.
이러한 시청률 상승은 스포츠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기록으로, 1994년 방영된 '마지막 승부' 이후 26년 만에 스포츠 관련 드라마가 대히트를 기록한 사례로 남았다.
'스토브리그'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작품성과 연기력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주인공 남궁민은 2020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스토브리그'는 단순히 스포츠 드라마를 넘어선 휴먼 성장 드라마로, 가을야구 시즌 이후 야구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통쾌한 감동을 선사했다. 프로야구 뒷이야기를 치밀하게 다루며 스포츠 팬들과 비스포츠 팬 모두에게 사랑받은 이 작품은 매년 이맘때쯤 다시 회자되며 '꼭 봐야 할 드라마'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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