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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27일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이 서울 국회에서 개최한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최저임금법에서 근로자 정의규정(제2조)을 근로기준법 준용이 아닌 독자적 형태로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이외의 노동자들도 이 법에서 포섭하도록 근로자 정의를 바꾸자는 것이다. 프리랜서 등 특수노동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다투는 소송의 주된 쟁점은 퇴직금 등 임금과 관련돼 있는 만큼 퇴직급여보장법에서 이들을 근로자로 추정하면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박 교수는 특수노동자를 근로기준법으로 적용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전형적인 종속적 근로자의 근로관계를 기초로 한 근로조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이외의 비전형노동자에게 실질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확신할 수 없고,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아무리 넓힌다고 해도 근로기준법 안에 모든 일하는 사람을 담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와 사용자 개념을 재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행법은 근로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해 사업을 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조치(제77조), 배달종사자에 대한 안전조치(제78조)를 두고 있으나 모호한 고용관계를 포괄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노동기본법’ 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이외의 노무제공자를 ‘일하는 사람’으로 보고, 이들의 기본 권리 보장 및 일하는 사람을 쓰는 사업주에 대한 감독 및 벌칙 규정을 담은 야당발 ‘일하는 사람을 위한 법’ 제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은 ‘기본법’으로 제정함으로써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노동법’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 고용노동부 정책에 법적 근거를 남기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일본의 프리랜서보호법처럼 비전형노동자에 대한 접근은 노동법이 아닌 경제법 등으로도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일하는 사람, 노동자로서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며, 노동법이어야 노동부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당정이 전날 공개한 노동약자지원법 제정안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프리랜서보호법은 기본적으로 경제법임에도 괴롭힘 방지 조항 등을 담았다”며 “이에 반해 노동법인 노동약자법엔 이마저도 없다. 경제법보다 못한 법”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와 국민의힘이 준비한 법안이 ‘일하는 사람 기본법’ 취지가 담겨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근로자성을 다투는 사법절차의 결과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며 “기존 노동관계법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수 비임금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자 의무를 규정하는 것에 앞서 일하는 사람의 기본권을 우선적으로 선언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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