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이동통신사 오투(O2)는 보이스피싱범들을 상대하는 AI 할머니 '데이지'(Daisy)를 공개했다. 데이지는 영국인 10명 중 7명이 보이스피싱범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개발된 AI 챗봇이다.
O2는 사기범들이 주로 노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을 이용해 데이지가 전형적인 영국 할머니의 목소리와 말투를 구사하도록 설계했다. 데이지는 사기범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척하며 통화를 지속한다. 또 가상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능한 오랫동안 통화를 이어간다. 이러한 수법으로 사기범과 40분간 통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데이지는 사기범들이 실제 사람과 대화한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전화 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는 매년 수조 원에 이른다. 미국 FBI는 지난해 사이버범죄로 인한 피해액이 1년 전보다 20억달러 이상 증가한 125억달러(약 17조 4575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사기방지연합(GASA)은 전 세계적으로 1조달러(약 1396조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O2는 "지난해 2억5000만파운드(약 4391억원) 규모의 의심 거래를 차단했다"며 "기술적 대응을 강화해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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