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의 판결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믹서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가 하루 만에 최대 수익률 1000%라는 폭등세를 기록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7일(한국 시각) 오후 4시 기준 토네이도 캐시는 3.5달러였던 24시간 전보다 약 414.29% 상승한 18달러에 거래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제5 연방 항소법원이 이날 토네이도 캐시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결과로 해석된다.
토네이도 캐시는 암호화폐 믹서 기술을 활용해 거래의 익명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거래 경로를 쪼개고 섞어 원래 발신자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익명성을 요구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불법 자금 세탁 도구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특히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Lazarus)가 이 서비스를 통해 4억 5500만 달러(약 6359억 원)를 세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미 재무부는 2022년 8월 토네이도 캐시와 관련된 자산을 압류하고 강경한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미 재무부의 조치가 권한 남용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의 규제를 뒤집었다.
항소법원은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제재는 오픈 소스 기술의 본질적인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하며 토네이도 캐시의 사용 자체를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해 8월 텍사스 연방 법원이 토네이도 캐시의 제재를 정당하다고 판결했던 1심 결과와 반대되는 판결이다.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토네이도 캐시의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40달러(전일 대비 수익률 1011%)를 돌파하며 폭등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판결이 암호화폐 기술과 법적 규제 사이의 논쟁을 재점화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믹서 기술은 익명성을 보장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긍정적 역할이 있지만, 동시에 불법 자금 세탁과 범죄 활동에도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이중적 특성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기술과 규제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누구도 범죄자들이 암호화폐 프로토콜을 악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소수의 악의적인 사용자가 있다는 이유로 오픈 소스 기술 전체를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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