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여성들이 결혼 후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우려해 출산을 미루고 있다. "미뤄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출산을 늦추던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임신이 어려워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불임·난임 진단을 받은 인구는 37만9000명에 달하며, 이는 2018년보다 3만 명 증가한 수치다. 부부 8쌍 중 1쌍은 난임 문제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난자의 기능과 질이 떨어지고, 임신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또한 임신을 하더라도 염색체 이상이나 유산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35세 전후로 난자 냉동을 고려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 여성들도 난자가 건강할 때 이를 미리 얼려두기 위해 난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로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2040대 미혼 여성의 절반이 '난자동결 시술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난자냉동은 여자 연예인들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가수 솔비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아이를 낳고 싶은데 언제 낳아야 할지 모르니 보험처럼 들어놓고 싶었다"며 난자냉동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개그우먼 박나래도 예능 '내편하자3'에 출연해 "난자를 얼리려고 한다.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나도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고, 올해 31세인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효정도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문한 난임병원에서 의사가 '여성이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포인트'라고 말한 것에 공감하며 "나도 한 서른 다섯 전에는 한번 냉동 난자를 고려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머니의 권유로 난자냉동을 했다고 밝혔던 배우 명세빈은 26일 방송된 예능 '솔로라서'에 출연해 최근 난자냉동 연장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명세빈은 "난자 냉동을 해놨다가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그냥 포기했다. 냉동 연장을 하지 않았다. 난자만 있어서 될 게 아니라 착상도 해야 하고 그런 앞으로의 과정들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난자냉동은 여성의 난소에서 직접 채취한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단순히 '병원에 가서 난자만 채취하면 끝이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난자를 채취하려면 호르몬 주사를 맞고 과정도 포함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먼저 호르몬 주사를 맞아 과배란을 유도한다. 이 주사는 난포(난자를 가진 세포 집합체)가 자라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보통 생리주기의 3~5일차에 맞는다.
주사를 맞은 후에는 두통, 소화불량 등 부작용 증상을 겪기도 한다. 그중에서 체중 증가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지난 9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솔비는 지난해 출연 당시 살이 쪘었던 이유에 대해 "그때는 난자 냉동 관련 시술 때문에 호르몬 주사를 맞아서 체중이 증량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방송인 서동주도 과거 냉동난자 시술 부작용으로 극한 다이어트를 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최종 성숙 주사를 맞은 후 36시간 뒤에 난자 채취가 이뤄진다. 병원에서 마취나 진정제를 투여한 후 질을 통해 초음파 바늘을 삽입해 난소에서 난자를 직접 채취한다. 난자 추출 후에는 난자 개수와 품질을 확인하고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수술은 20~30분 정도 걸리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몇 시간 내에 퇴원 가능하다.
채취한 난자는 즉시 냉동 보관된다. 난자 냉동 보관 기관은 평균 1~5년으로, 연장하지 않으면 폐기된다. 임신을 원할 때 냉동된 난자를 해동해 정자와 수정을 시키고 수정란을 배양해 자궁에 이식하게 된다.
냉동 후 해동되는 난자의 생존률은 병원의 전문성과 관리에 따라 달라진다. 난자냉동 시술 경험이 많고 엄격한 보관 관리가 이뤄지는 병원에서는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여성의 나이나 난자의 질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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