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개 제품값 두 자릿수 인상…초코파이는 2년 전 12.4% 올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해 2024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이승준 오리온[271560] 대표는 지난 3월 18일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8개월 만인 27일 오리온은 13개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이 대표의 공식 발언을 1년도 되지 않아 뒤집은 것이다.
지난 3월 당시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오리온 청주공장을 찾았고,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품 가격 동결을 약속했다.
농식품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오리온은 농식품부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며 "과거 제품의 양을 꾸준히 늘려온 것처럼, 기술 혁신과 원가절감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앞선 두 차례의 발표를 뒤집고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제품 인상률은 10.6%로, 앞서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해태제과(8.59%)보다 높다.
초코송이의 경우 가격 인상률은 20%에 이른다. 다이제초코도 12% 인상했다.
오리온은 이날 가격 인상 이유로 원룟값 상승을 꼽았다. 초콜릿 가격이 최근 2년 새 네 배 이상이 됐고 견과류 가격은 6년 새 두 배로 올랐다는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간 카카오와 견과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제과류 소비가 증가하는 연말을 앞두고 돌연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서민 장바구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오리온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오리온은 2022년 9월에도 원룟값 상승을 이유로 들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제품별 평균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었다.
오리온은 초코바 핫브레이크 중량을 50g에서 45g으로 줄이면서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논란도 일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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