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쇄신에 중점을 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는 수장이 교체됐고 메모리 사업부는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부회장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배치됐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선 한종희,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2인 대표이사 구도가 강화된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 대표이사별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고 경영능력이 검증된 시니어급 사장단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대내외 위기설에 대응해 필요한 곳은 부분적 쇄신을 단행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물에겐 힘을 실어줬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맡고 있는 미래사업기획단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미래사업기획단장에 베테랑 인물을 영입해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파운드리 수장 교체, 남석우 사장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의 폭이 가장 큰 부서는 단연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사업부다. 2명의 사장 승진자 모두 DS부서로 전진 배치됐다.
그간 삼성 반도체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파운드리 사업부는 새 사업부장 교체, 2개의 보직 신설 등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승진자는 DS부문에서 미주사업을 총괄하던 한진만 DSA총괄 부사장으로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을 새로 맡게 됐다.
한 사장은 지난 2022년부터 DSA총괄로 부임해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맡아온 인물이다. 기술 전문성 겸비는 물론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으로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파운드리 사업부는 사장급 CTO(최고기술책임자)와 DS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해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
그간 DS부문에서 글로벌제조&인프라 총괄을 맡아 제조와 기술을 담당해왔던 남석우 사장이 파운드리 CTO 사장을 맡아 다년간 축적한 기술리더십으로 2나노GAA 공정 기술 고도화 등 초격차 회복에 나선다.
이어 지난 5월부터 사업지원TF팀에서 반도체 지원담당 업무를 해온 김용관 사장을 반도체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하며 DS 사업부의 새 도약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한종희·전영현 투톱 강화, 정현호 부회장 재신임
이번 인사에서는 한종희, 전영현 투톱 체제가 강화된 것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 사업은 크게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으로 나눠지는데 DX는 한종희 부회장이 맡아왔고 DS는 지난 5월부터 전영현 부회장이 이끌고있다.
두 부회장 모두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각 사업부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새 보직을 맡게 됐다. 먼저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DA(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한 부회장은 이번에 품질혁신위원장을 새로 맡았다.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삼성의 신임을 받게된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핵심부서인 메모리사업부장도 겸임하게 된다. 또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추가로 맡아 삼성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교체가 전망됐던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은 변동이 없다.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던 박학규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옮기며 정 부회장을 보좌하며 삼성전자의 경영 안정화에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사업기획단장, 고한승 사장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의 미래 전략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삼성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져왔던 미래사업기획단장은 기존에 경계현 사장이 맡아왔는데 앞으로는 고한승 사장이 진두지휘하며 신사업을 중심으로 대형 M&A(인수합병)등을 주도하게 됐다.
고 사장은 지난 2008년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멤버로 알려져 있다. 신사업을 통해 회사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성과를 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 사장은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라며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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