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의원들 "사실관계 확인" 촉구…친한계 "정치공작"
일각서 '최고위 참석자 제한설'까지 등장…추경호는 일축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내부 갈등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무죄 선고 이후 공개 충돌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한동훈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성격의 글을 썼다는 의혹을 놓고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가족 명의의 비방글 작성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가래로 막을 것을 포크레인으로도 못 막는 참 불행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익명성이 보장된 당원 게시판의 작성자 신원을 공개하는 건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한 대표 측 주장에 대해서도 "(한 대표가) 잘 아는 사람이 (논란에) 관련돼 있다면 '다시는 그런 일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고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사실관계를) 밝히면 그냥 끝날 문제"라며 "(해명 촉구는) '한동훈 죽이기'가 아니라 '한동훈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3선 의원 10여명이 모인 모임에서도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당에서 공식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공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향후 6개월이 하늘이 보수 정치에 준 천재일우의 기회인데, 당 일부 인사들은 도대체 왜 이 시점에 당원 게시판 문제를 가지고 내부를 들쑤셔놓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치 공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이어 "김건희 여사 고모라는 분이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집안에 대해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실 관계자가 사적인 통화에서 (한 대표에 대한) 욕설을 하고, 김 여사 고모가 이런 식의 저주를(하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문제 안 삼는다"고 덧붙였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르면 오는 29일 당원 게시판 논란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일부 유튜버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의혹을 적극 제기하고 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에 대한 고발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고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최고위 참석자 제한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분위기다.
앞서 지난 2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조직부총장이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대표와 충돌한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을 비판했고, 이에 친윤계 신동욱 원내대변인이 정 부총장의 발언권을 문제 삼으며 고성이 오갔다.
이처럼 배석자 신분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직자들 간에 설전이 벌어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최고위원 이외의 참석자에 제한을 두자고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당내에서 돌았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의 참석 멤버에 관한 제한을 제가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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