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오늘날 기후 변화가 올림픽 개최와 방식에서부터 다양한 생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습니다. 일정 영역에서는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8회 K-스포노믹스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난 7월 26일 열린 파리올림픽을 예로 들며, 이제 스포츠에서도 기후위기를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윤순진 원장은 "얼마 전 파리올림픽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이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안겨줬다"며 "이번 올림픽은 기후위기 시대를 고려해 조금이라도 더 환경 친화적으로, 친기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애썼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여러 부분에서 보완해야 될 점들이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시작이 반이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는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최초로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탄소발자국을 이전 대회 대비 50% 감축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열 및 태양광에너지를 활용한 선수촌을 건설했다.
경기장의 경우 기존 시설을 활용하거나 임시 구조물을 사용했다. 윤 원장은 "경기장을 새롭게 마련하기보다는 파리의 대표적인 장소인 샹젤리제 거리의 그랑팔레,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광장 등 역사적인 장소를 활용한 친환경 경기장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분야 못지않게 친환경적인 적응과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어디서 올림픽이 열리든 세계인의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점에서 하나의 시금석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하는 것은 지구 온도가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오르는 것을 막자는 '파리기후협정'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윤 원장은 "최근 기후변화는 너무 빠르다"며 "지구 온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열탕화로 불리고 있다. 끓는 지구의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후위기 시대 변화에서 안전한 이들은 아무도 없고, 기후 변화에 안전한 곳은 아무 데도 없다"며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의 삶과 생활 방식이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높은 실내온도를 지적했다. 정부는 실내온도를 여름철에는 28도로, 겨울철에는 18도로 맞추자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윤 원장은 "겨울철 온도에 맞게 사는 사람들을 땀 흘리게 하는 실내 온도, 여름철 겉옷을 입게 하는 사회는 크게 희망이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인간의 행복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스포츠계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위한 모색이 절실하다"며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와 관람 수준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스포츠가 미래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사회적 자산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이번 포럼은 스포츠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성과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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