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계속 오르는데 목표치는 2016년 이래 동일"…자본시장硏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물가안정 목표를 2%에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존 물가 목표에 발목 잡혀 통화 긴축을 유지하다 경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보고서에서 "한은의 현행 물가 목표인 2%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현행 목표는 2016년 이후 유지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후의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추세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하고, 실질 중립금리 하락에 따른 통화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앞으로 물가가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했다.
그는 "생산성의 잠재적 손실과 더불어 국지적 분쟁에 따른 공급 가격의 불안정성이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노동 공급 부족 문제가 인플레이션을 구조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불안정 등도 함께 거론했다.
한국의 최적 인플레이션 목표로는 현행보다 0.5%포인트(p) 높은 2.5%를 제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 경제모형을 1993~2023년 한국 데이터로 추정해 최적 인플레이션을 산정한 결과 2% 중반이 나왔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올해 1분기 중립금리가 -0.2~1.3%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한은 연구팀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그만큼 물가 목표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립금리가 한은 추정처럼 낮은 수준으로 고착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한데, 물가 목표 역시 낮게 유지할 경우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된다는 취지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가리킨다.
그는 "2000년대 이후 실질 중립금리 하락세와 장기적인 하향 안정 전망을 감안할 경우 최적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물가 목표 상향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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