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외국인 여성을 사칭해 남성들의 환심을 사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으로 8개월간 122억 원을 가로챈 한중 합작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8개월간 122억 원을 가로챈 한중 합작 범죄조직 검거. / '부산MBC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한국인 모집 총책 A(20대) 씨와 중국인 관리 총책 B(30대) 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한국에서 20~30대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데려간 뒤 '로맨스 스캠' 범행 수법으로 84명으로부터 약 122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이성에게 연애 감정을 일으킨 뒤 돈만 가로채는 방법이다.
경찰 조사 결과,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콜센터 조직과 라오스에 거점을 둔 자금 세탁 조직이 공모해 총책, 관리자, 자금세탁책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일주일 이상 일상적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얻은 뒤 자신들이 만든 허위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시켜 가상 자산이나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한국계 여성 사진을 SNS 프로필에 이용해 연애 감정을 쌓으며 투자를 권유하는 대화 내용. /'부산MBC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부산경찰청 제공
피해자들에게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20억 원까지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사기를 의심하면 그간의 친분을 내세워 "나를 믿지 못하는 거냐"며 피해자들을 달랬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1월부터 8개월간 가로챈 돈이 122억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20~70대까지 다양했으며 대부분 남성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84명이다.
이들 일당은 갈취 금액에 따라 보너스를 주거나 승진 등 인사 고과 제도까지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로챈 돈은 현지 호텔이나 클럽 등지에서 유흥비로 탕진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조직원 20명을 검거했다. 현재 계좌 추적을 하는 한편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 총책 등 6명을 인터폴 수배해 추적 중이다.
허정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계장은 "연애 감정을 이용한 신종 투자 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비대면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사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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