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과 밀월 사이…롤러코스터 같았던 트럼프와 김정은 관계

폭언과 밀월 사이…롤러코스터 같았던 트럼프와 김정은 관계

연합뉴스 2024-11-27 06:48: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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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기 첫해 北도발 국면서 서로 인신공격하며 '핵단추' 위협

1차 회담 후 가까워졌지만 협상 결렬 후 소강…'러브 레터'만 27통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26일(현지시간) 나오면서 두 정상의 그간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가 좋다고 거듭 자랑했지만, 둘의 관계가 처음부터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북한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제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며 연일 도발을 이어갔고, 이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로 맞서며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했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를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는 등 두 정상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까지 했다.

급기야 서로 자기 책상에 핵무기를 발사하는 단추가 있다며 위협적인 언사를 주고받으면서 한때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험악한 분위기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고, 한국의 중재 노력으로 북미가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하면서 누그러졌다.

두 정상의 회담 성사까지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상을 직접 만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수습 등 4개 항목을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이후 양국은 실무 협상을 이어갔고, 입장 차로 결렬될 위기가 몇 번 있었지만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북한에서 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까지 60여 시간을 이동했고 2019년 2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 해체와 대북 제재 완화의 맞교환을 제시한 김 위원장과 '영변 플러스' 시설의 해체를 요구한 트럼프 당선인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결렬됐다.

북미 대화는 하노이를 기점으로 더 진전되지 못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 트윗으로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제안했고, 두 정상은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함께 다시 만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 세 번째 회동에서 1시간 가까이 대화했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이때가 마지막 만남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임기 중 김 위원장을 "똑똑한 협상가", "터프한 남자"라고 평가했고, 이번 대선 기간에도 이런 수식어로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기간 김 위원장과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았는데 그는 친서를 "러브 레터"(연애편지)라고 표현했다.

친서를 입수해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두 정상이 1차 회담 이후 충성 서약에 가까운 친서를 주고받는 등 관계가 절정에 달했으나 2차 회담 후 멀어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과 접촉 사실을 공개한 것은 2020년 3월로 당시 그는 코로나19 관련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이 친서에 답장했다고 밝혔지만, 북한 외무성은 답변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퇴임 후에도 김 위원장과 연락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기자인 매기 하버먼은 2022년 저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퇴임 후에도 김 위원장과 연락해왔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만큼 둘의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는 불확실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국방발전-2024' 개막식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며 협상 재개에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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