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성장통을 겪으면서 한 단계씩 성장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달성,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 경신 등 프로 3년 차에 많은 걸 이뤘다. 말 그대로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김도영의 MVP 수상이 유력했던 이유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시상식 MVP 투표에서 101표 중 95표(약 94%)를 획득하면서 2위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3표), 공동 3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이상 1표)를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1985년 김성한, 1986년 선동열, 1988년 김성한, 1989년 선동열, 1990년 선동열, 1994년 이종범, 2009년 김상현, 2011년 윤석민, 2017년 양현종에 이어 역대 10번째 타이거즈(해태 시절 포함) 소속 MVP가 탄생했다.
시상식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김도영은 "(이번에 받은 MVP가) 내게 가장 큰 상이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 때 처음 받은 상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좋았던 것 같아서 그 상도 기억에 남는다. 어울리진 않지만,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상이었다. 그 상도 뜻깊었다"고 밝혔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장타율, 득점(이상 1위), 홈런(2위), 타율, 최다안타(이상 3위), 도루(6위) 등 각종 개인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김도영의 활약에 탄력을 받은 KIA는 구단 통산 12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올라서면서 KIA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반드시 우승한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성립됐다.
홈런을 많이 치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게 김도영의 이야기다. 그는 "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시즌 도중에 한 번씩 홈런 부문 선두로 올라갈 때면 신기했다. (선두가 됐을 때) 그 순위를 캡처해놓기도 했다"며 "솔직히 (홈런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홈런을 쳤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기도 했다. (홈런왕이 된)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 선수가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시즌 내내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한 김도영은 후반기에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면서 30-30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KBO리그 역대 2번째 40-40(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까지 바라봤다. 시즌 후반 40도루 고지를 밟은 김도영은 38홈런에서 정규시즌 일정을 마감하면서 대기록 도전에 실패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40-40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김도영은 "오히려 40-4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뿌듯했다. 40-40을 달성했다면 솔직히 야구를 너무 쉽게 봤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40-40을) 달성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할 것 같고, 매 타석 신중하게 임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진지한 마음으로 임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MVP를 수상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긴 했지만, 아직 만족을 모르는 김도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수비 때문이다. 김도영은 "수비상까진 바라지 않고, 정상적인 3루수만 되길 바란다. 올해 초반에는 형들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로 좀 힘들었다. 그냥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가는 게 시즌 초반 목표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그냥 무난하게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비상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냥 타구가 오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30-30을 하지 못하더라도 수비에서 실책 개수가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똑같이 수비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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