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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끝낼 실마리… 이사회 재편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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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 변경의 건'은 '이사 선임의 건'보다 통과 문턱이 높다. 특별결의인 '정관 변경의 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보통결의인 '이사 선임의 건'은 출석 주주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한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3자 연합 측(48.13%)이 형제 측(29.07%)을 앞서지만 두 안건 모두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지지가 필요하다.
임시 주총 시나리오는 크게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 모두 가결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 모두 부결 ▲'정관 변경의 건'은 부결, '이사 선임의 건'은 가결 등으로 나뉜다. 첫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신규 이사 후보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두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이사회 정원이 10인으로 유지되면서 신 회장과 임 부회장 중 1명만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된다.
첫 번째 시나리오인 '정관 변경의 건'·'이사 선임의 건' 모두 가결로 임시 주총이 마무리될 경우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다. 현재 형제 측 인사 5인, 3자 연합 측 인사 4인으로 이뤄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이 형제 측 인사 5인, 3자 연합 측 인사 6인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형제 측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높은 3자 연합 측이 이사회마저 장악할 경우 추가 분쟁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정관 변경의 건'·'이사 선임의 건' 모두 부결은 형제 측의 승리다. 현재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사 선임의 건'이 부결될 경우 3자 연합은 극소수의 주주들에게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경영권 분쟁 명분을 잃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3자 연합 측이 '이사 선임의 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지분 1.87% 규모의 지지만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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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지속 가능성… 사실상 무승부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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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 변경의 건'이 부결되고 '이사 선임의 건'이 가결되면 현재 4대5로 형제 측에 기울어진 이사진이 5대5 동률로 맞춰지며 갈등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두고 대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은 다음 달 19일 임시 주총에서 이사 2인 해임 및 선임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해임되는 이사(박재현·신동국)는 3자 연합 측, 선임되는 이사(박준석·장영길)는 형제 측 인사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임기 등을 고려할 때 2년 이상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형제 측에 따르면 내년 3월 주총에서 3자 연합 측으로 평가받는 이사진 3명, 2026년 3월 주총에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임기는 2027년 주총까지다.
임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 체제는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3자 연합 측은 "2년간 분쟁을 더 끌고 가겠다고 한 현 경영진의 선언은 기업가치 훼손을 2년간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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