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소방관'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중이 너무 크다. 음주 운전 물의를 일으킨 곽도원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음주 운전' 곽도원이 아니라 그가 연기한 서부소방서 구조반장 '진섭'에 몰입하길.
제대로 된 방화복도 없었다. 구조대장은 아내 카드로 대원들의 장갑을 사야 했다. 그리고 동료의 죽음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겼다. '목숨'을 담보로 현장에 투입되는 그들 곁 가족, 연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을까.
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서부소방서 대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어느 날, 다급한 119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홍제동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긴급 상황이 접수되자 팀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은 위기를 직감한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 '친구'로 200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를 연 곽경택 감독이 '극비수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이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방관'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곽도원, 주원, 유재명,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소방관과 그들 가족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준다.
곽 감독은 화재 현장과 구조 장면을 감각적으로 담아내 '베테랑' 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다만 비슷한 소재의 영화에서처럼, 큰 사건 전 빌드업이 다소 지루하게 이어진다. '음주 운전' 물의를 일으킨 곽도원의 비중이 워낙 큰 것이 뼈아팠을 것이다. 곽도원 분량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인지, 극의 전개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곽도원으로 인해 형성된 '결점'은 곽 감독 최선의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어느 정도 채워진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낸 모두의 노력으로 영화는 보는 내내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영화의 흐름은 지금껏 경험한 재난물, 그리고 신파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작품이 주는 울림은 다르다. 극장문을 나선 이후에도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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