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조창용 칼럼니스트] 산업계에선 내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2심 선고가 나오면 컨트롤타워와 경영 지원 조직 중심으로 큰 폭의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의 최측근 오른팔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하는 등 부회장단 물갈이를 비롯, 경천동지할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2심 선고 결과 이회장의 유죄로 결론나면 사법리스크는 정점을 치달을 것이기 때문에 '비상경영 체제'로 곧바로 돌입할 삼성의 입장에서는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죽음밖에 없다는 비장한 지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26일 알려진 인사개편은 아직 2심 선고까지는 2개월 이상 남아 있어 현 부회장 체제는 유지하고 반도체 실패 부분만 사장단 경질을 통해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을 한 셈이다. 전체를 건드리면 조직이 흔들리는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들끓는 여론에 인사의지를 표명한 정도의 소폭 인사로 귀결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7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한다. 관심을 끈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과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유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선 경험 많은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선임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애초에 이번 인사 대상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의 사장단·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 속 쇄신’이다.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디바이스경험(DX)부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이끄는 부회장들을 유임하는 식으로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되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사장급 인사 5~6명을 교체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신임 메모리사업부장에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을, 파운드리사업부장에 남석우 DS부문 제조&기술 담당 사장을 내정하고 이르면 27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DX부문은 한종희 부회장이 지금처럼 CEO를 맡되 겸임하는 생활가전(DA)사업부장은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에게 넘겨줄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용석우 VD사업부장은 내년에도 현직을 유지하지만, 글로벌마케팅실과 북미총괄 등 주요 부서장은 교체한다.
DS부문도 CEO(전영현 부회장)는 유임하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정상화를 이끌 메모리사업부장과 대만 TSMC와의 ‘격차 좁히기’ 미션을 맡은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바꾸는 식으로 분위기 전환과 사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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