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이번 칼럼은 스웨덴 화가인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힐마 아프 클린트’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이상향을 그린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녀는 죽은 친한 여동생을 다시 만나고 싶어 영적 세계를 믿고 모임에 들어가 활동을 해왔다고 전해진다.
영화 ‘퍼스널 쇼퍼’에서 영혼과의 대화를 그림에 담아낸 그녀의 존재가 등장하는데,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규칙적이며 균형감을 가진 추상 드로잉을 엿 볼 수 있다. 수많은 다양한 컬러와 도형, 선을 통해 무언가 도달할 수 없는 어떠한 지점으로 도달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녀도 이러한 세계관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일까? 유언으로 그녀가 죽은지 20년이 지나고 나서 그녀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해달라는 부탁을 하였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42년이 지나서야 대중에게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칸딘스키, 몬드리안, 말레비치보다 한발 앞서 비구상 회화를 한 점에서 그녀의 미술적 감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룹X, 재단 NO.1’,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룹Ⅳ, 십 대, 청춘NO.3’, ‘그룹Ⅳ, 십 대 성인기, NO.7’, ‘최초의 혼돈 NO.16’, ‘최초의 혼돈 NO.10’, ‘자화상’ 등의 작품이 있으니 참고하여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담아낸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도 하며, 스스로 치유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도 선물이 될 수 있는 하나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추억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그 마음을 자신만의 언어와 기호, 색감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아낸 클린트를 보면서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 소중한 그 대상을 만났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이겨내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그녀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시간이 지나고 공개된 그녀의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비구상회화가 스웨덴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와 그녀의 작품을 콜라보하게 된 것이다.
당장 내 그림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랑받고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대중이 받아들일 시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닐 수도 있음에도 자신만의 세계관을 지켜나간 그녀를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내가 그리는 그림이 대중적인 것이지 대중적인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고 그 부분에서는 고민이 없다. 다만 어떠한 화풍과 주제로 나라는 작가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다가가며, 각인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하며, 해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여러분도 클린트의 그림 속 이야기를 듣고 바라보면 그녀의 작품을 더 이해하려고 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여러분이 열린 마음으로 함께 감상하였길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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