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다양한 종류의 산업이 있겠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반도체’를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통계 시스템(K-stat)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 전체 수출 중 1위 품목은 반도체로 20.3%를 차지했다. 지난 10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0.3% 오른 125억 달러(한화 약 17조)를 수출했다.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6년 만에 갈아치우며 1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2047년까지 622조 원을 투자해 경기도 남부 일대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정부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으로 650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대대적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끄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semi-conductor)란 무엇인가? 반도체는 상온에서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이다. 즉, 상황에 따라 전기가 흘렀다 흐르지 않았다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반도체는 주로 컴퓨터, 핸드폰, 인공지능과 관련해 언급되지만 쓰임은 훨씬 무궁무진하다.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카드, 엘리베이터 등 반도체가 안 쓰이는 곳을 찾기 어려우며, 2021년에는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가 부족해 전 세계 자동차 공장들이 멈추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혹자는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가리켜 ‘산업의 쌀’이라고 부를 정도다.
뉴스를 듣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NVIDIA,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이 바로 반도체를 활용해 돈을 버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반도체 중에서도 요즘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AI 알고리즘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규모는 2022년 411억 달러에서 2028년 1330억 달러로 연평균 21.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도 2020년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2.0)’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반도체를 국가 핵심 전략의 공통분모이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를 개발하는 사람을 ‘반도체설계기술자’라고 부른다. 반도체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반도체의 제조·조립을 위한 공정별 최적의 조건을 설정하는 일을 하며, 구체적으로 반도체 소자의 구조와 기능을 설계하고 모델링하는 소자 설계, 반도체 제조 공정을 최적화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제조 공정 관리, 개발된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성능테스트 등의 업무를 한다.
관련 학과로는 반도체전자공학과, 반도체시스템과, 반도체과, 반도체장비과, 스마트반도체학과, AI반도체과 등이 있으며 입학 후에는 전자회로, 반도체공정, 반도체 재료공학, 반도체 공학, 반도체 물리학 등을 배우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최근 몇몇 반도체 관련 학과들의 경우 교육부 주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로 선정돼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되고, 2학년부터 재직자로 전환돼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 1학년은 정부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통해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2·3학년은 재직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50% 이상을 부담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반도체설계산업기사, 반도체장비유지보수기능사, 반도체설비보전기능사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직무 관련 지식을 쌓아 인정받을 수 있다.
2023학년도 기준 반도체 관련 학과 신입생 모집 정원은 총 1384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744명(서울 475명, 경기 269명), 비수도권 638명이며 졸업 후 100% 채용 조건으로 대학과 기업의 협약을 통해 운영하는 계약학과의 모집 정원도 360명이나 된다. 2024학년도 또한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인재 양성’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을 세계 1위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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