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5일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승진 인사는 신 전무가 2021년 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지 3년 만이다. 또 신 회장의 장녀이자 누나인 신수정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신상열 전무는 1993년생으로 2015년 농심에서 인턴사원으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3월 농심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2020년 대리 승진,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담당 상무로 초고속 승진해 2021년 말 첫 20대 임원에 올랐다.
현재 신 전무는 올해 1월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인수합병과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목표, 전략 등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사실상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역할인 셈이다.
신 전무가 승진을 통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농심의 미래 사업 발굴 작업엔 더욱 힘이 실릴 걸로 기대된다. 이번 승진 인사 역시 그룹의 성장 방향과 신사업 확장의 중추 역할을 하는 미래사업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이란 설명이다. 동시에 신 전무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심의 신사업은 신동원 회장이 2021년 7월 취임하며 제시한 '뉴(NEW) 농심' 비전을 토대로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은 스마트팜, 비건, 건강기능식품 등 크게 3가지인데, 이는 모두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아 편성된 사업 부문이다. 올해도 사내벤처 팀을 통해 반려견·전통주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신수정 상무는 이번 인사로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신 상무는 음료마케팅팀에서 주스 브랜드 '웰치'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상품마케팅실에선 글로벌 식품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농심의 해외 사업 확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의 오너 3세인 두 남매가 경영 전면에서 신사업과 해외 사업을 각각 담당하며 승계 시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농심은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두 사업을 주축으로 그 이후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걸로 보인다. 이를 통한 성과로 오너 3세의 승계를 위한 포석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오너 3·4세가 경영 수업을 위해 그룹의 중추인 미래 전략과 신사업,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추세다. 특히 경쟁사인 삼양식품의 오너 3세 전병우 상무는 지난해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행사에 공식 데뷔하고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농심 역시 60주년을 기점으로 미래 사업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농심 관계자는 "미래 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벤처사업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 해외 사업의 활성화 등 농심의 방향성과 미래 비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내년에는 미래 사업과 관련해 더욱 드라이브를 걸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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