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당국이 침체된 내수 활성화를 위해 경기부양에 나선 가운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지원 집행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광명일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재정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등과 9개 부처 공동 회의를 열어 기술 기업 대출 촉진 방안을 논의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회의자료에서 은행들이 관련 기업 및 프로젝트와 가능한 한 많이 계약하고 최대한 많이 투자하는 데에 정책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은행은 또한 "대출심사와 지급 효율성을 개선하고, 과정을 최적화하며, 신용관리 정책을 수정·개선하고, 대출 심사 및 승인을 위한 '녹색통로'(신속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중소기업에 더 친화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과학기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요구에 더 잘 부합하는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담보 옵션을 확대하며 대출 계약 진행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과학기술 분야 기업 대상 대출 제도로 지난 15일까지 1천737개 기업 및 프로젝트와 4천억위안(약 77조원) 규모의 대출계약을 체결해 스타트업·성장단계 과학기술 기업의 첫 대출과 핵심 분야의 대규모 장비 업그레이드를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 자국 첨단 과학기술 분야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5천억위안(95조3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특별 재대출 제도'를 시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은행이 대출 가속화를 주문하며 지난 9월 말부터 시작된 당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 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광둥개혁협회의 펑펑 회장은 SCMP에 "중국은 여전히 올해 5% 성장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이지 않고 실물경제에 신속하게 대출을 집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펑 회장은 인민은행은 그러나 "이러한 긴급한 호소는 은행들이 대출승인에 조심스럽고 위험을 회피하려 한다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두드러지게 한다"며 "그러한 거부감은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 부족과 부실채권 증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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