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정년이' 정은채 "'너만의 방자' 찾으라는 대사, 저한테도 울림이 컸어요"

[인터뷰②] '정년이' 정은채 "'너만의 방자' 찾으라는 대사, 저한테도 울림이 컸어요"

디지틀조선일보 2024-11-26 16:44: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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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채 인터뷰 / 사진: project hosoo 제공
    ▲ 정은채 인터뷰 / 사진: project hosoo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정년이가 '춘향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너만의 방자를 찾아봐'라는 말을 하는데, 그 대사가 저한테도 울림이 컸어요. 어떤 연기를 할 때 나만의 분명한 무엇이 있어야만 그 캐릭터를 살릴 수도 있고, 연기를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배움이 많았어요."


  • [인터뷰②] '정년이' 정은채 "'너만의 방자' 찾으라는 대사, 저한테도 울림이 컸어요"

    '정년이'를 말하려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가 있다. 바로 국극이다. 그것도 여성 국극단이라는 낯선 소재를 여러 도전과 함께 이뤄냈다. 정은채는 "'정년이'를 통해 여성 국극이라는 장르를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정말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였는데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촬영을 하면서는 정말 국극 고유의 매력이나 아름다움에 매료가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년이'는 '국극'을 표현해 내는 것에 진심이었다. '정년이'의 극중극은 '춘향전', '자명고', '바보와 공주', '쌍탑전설'까지 총 4편으로, 극 종류에 따라 하나의 무대를 완성시키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짧게는 3개월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들 역시 연습의 연속이었다. 정은채는 물론이고, 여러 배우들 모두 직접 소리를 배우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은채는 캐스팅 직후부터 트레이닝을 받았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계속 트레이닝과 촬영을 병행하는 스케줄이었다"라며 "소리는 처음 접해보는 것인데, 말하는 방식과도 다르고, 그냥 노래와도 달라서 어려웠다. 명창님께서 어떻게 하면 더 역할에 맞게 소리를 낼 수 있는지, 무대 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캐릭터와 잘 맞게 표현을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지도해 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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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중극을 통해 배우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정은채는 "총 네 번의 공연이 나오는데 레퍼토리가 같아도, 그 역할을 어떤 배우가 하냐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다르고,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연출할 수 있는 점이 국극의 매력인 것 같다고 느꼈다. 영서, 정년이, 그리고 옥경이가 같은 캐릭터를 다르게 표현해 내는데, 이러한 각자의 개성이 배우의 매력과도 맞물린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저는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해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끝이 없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소리를 배운 것도, 또 무대 위에서 춤과 안무를 펼치고 많은 배우들과 합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무대 위에서 배우가 어떻게 오롯이 서있어야 하는지 같은 무게감까지 '정년이'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런 경험이 다음, 또 다른 작품에서도 분명 저한테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은채는 '정년이'를 통해 실제 '무대'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며 "막연하게 무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는데 '정년이'를 통해 정말 여러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오래 하신 선배님들이 그것만의 매력이 있고, 매체 연기에도 에너지를 준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이 떠올라서 언젠가는 꼭 무대 연기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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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원작을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주요 캐릭터가 삭제되며 여성 서사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얻은 것은 물론, 그중에서도 퀴어 서사를 지우려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최근 판매를 앞두고 일부 공개된 '정년이' 무삭제판 대본집에서는 '바보와 공주' 공연 직후 문옥경이 서혜랑(김윤혜)을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키스신이 묘사됐으나, 방송에는 해당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정은채는 '정년이'를 통해 그려진 퀴어 서사에 대해 "어떤 한 갈래가 아닌, 다양한 갈래의 관계성을 보는 분들이 상상할 수 있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며 "대본에 나온 모든 장면은 촬영을 했지만, 방송을 통해 편집된 부분을 알게 됐다. 논의 끝에 그게 가장 적절한 연출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년이'가 멜로 기반인 작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장에만 매달리는 것도 아니다. 굉장히 여러 가지 색채가 묻어있는데, 그게 캐릭터들의 관계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혜랑이는 문옥경의 과거부터 시작이 된 인물이다. 드라마에 표현이 되지 않더라도 서로만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가족이기도 하고, 가장 친한 소울메이트이기도 하고, 또 나의 어떤 장점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약점까지 공유한 사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참 복잡한 것 같고,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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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마음이 쓰이는 혜랑이를 두고, 옥경은 국극단을 떠나게 된다. 결말에 대한 생각을 묻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다"라며 "시작부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떠날 인물로 설정이 되어있었다. 그걸 본인도 몰랐고, 시청자도 몰랐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느끼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기까지 오랫동안 쌓인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 그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정은채는 나만의 것을 찾으라는 '정년이'를 통해 어떤 모습을 발견했을까. "이번 역할은 제가 한 발 뒤에서 바라보는 그런 장면이 특히 많았다. 무대 위에서는 주도적인 캐릭터지만, 무대 밖에서는 한 발 뒤에 서서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보면서 한 마디씩 건넨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연기를 할 때 나만의 것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 상대를 잘 살피는 것이 내 것을 완성하는 것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끝으로 차기작은 아직이라고 밝힌 정은채는 "일단은 지금 있는 스케줄을 잘 소화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할 것 같고, 빠르게 차기작을 정하고 싶다. 좋은 작품으로 내년에 또 만나뵐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라고 전해 다음은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기대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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