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골절된 상태로 1시간을 뛴 굴리에모 비카리오의 정신력에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이 깜짝 놀랐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6일(한국시간) 토트넘 선수단이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비카리오가 갑자기 수술을 받아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비카리오의 부상과 수술 소식을 전하면서 "이 소식은 토트넘 동료들에게 월요일 전달됐고 선수단은 경기 직후 부상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었고 모두 놀랐다"라고 보도했다.
비카리오는 지난 24일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토트넘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 골키퍼로 선발 출장해 4-0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이 전반 13분과 20분 데얀 쿨루세브스키,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멀티 골을 터뜨렸다. 후반엔 7분 페드로 포로, 추가시간 48분 브레넌 존슨이 추가 골을 터뜨리며 맨시티 상대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비카리오는 전반전에 큰 부상을 당했다. 전반 35분경, 사비우, 페드로 포로와 박스 안에서 비카리오가 공중볼을 두고 쏠리면서 충돌했다. 비카리오는 공중볼을 잡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뒤틀렸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비카리오는 의무팀이 들어와 치료를 받고 난 뒤, 정상적으로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전반에 중요한 선방을 선보이면서 전혀 부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후반에도 맨시티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축구 통계업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그는 선방 5회를 비롯해 득점 차단 1.10, 다이빙 세이브 2회, 박스 안 세이브 3회로 맨시티의 득점 기회를 모두 차단했다.
이날 맨시티의 기대 득점 값이 2.14였던 걸 감안하면, 비카리오는 적어도 2실점을 막아낸 셈이다. 물론 토트넘도 이날 많은 기회를 놓쳤지만, 맨시티도 빅찬스가 4회 나왔는데 이를 모두 놓치며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기분 좋은 승리 직후, 비카리오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토트넘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카리오가 오른 발목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비카리오가 토요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승리 중 부상을 당했다. 그는 향후 어느 시점에 훈련에 복귀할 수 있을지 의무 스태프들로부터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카리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때때로 축구는 좋은 시간을 줄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도전을 줄 때도 있다. 난 60분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발목이 부러진 채 뛰었고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불운하게도 이를 피해 갈 방법은 없었다. 난 수술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한동안 팀을 도울 수 없어 실망했다. (수술해준) 의사들과 스태프들에게 엄청나게 감사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내일부터 난 더 강하게 돌아오기 위해, 그리고 다시 여러분들을 위해 내 모든 걸 줄 준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토트넘 팬들의 사랑에 감사하다. 곧 경기장에서 만나요."라고 덧붙였다.
비카리오의 이탈은 토트넘에게 큰 타격이다. 확실한 넘버 원 골키퍼의 부상으로 2번 골키퍼이자 36세 베테랑 프레이저 포스터의 어꺠가 아주 무거워졌다.
영국 BBC는 "포스테코글루의 가장 인상적인 원정 경기 승리는 가장 대체 불가능한 선수의 이탈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다른 뛰어난 선수들이 있고 대부분의 포지션에 활용할 수 있는 백업이 있지만, 골키퍼 역할은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포스터가 지난해 부상을 당했고 이후 올 시즌 코번트리 시티, 갈라타사라이전에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준 이후 그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수준인지 의문 부호가 있다. 백업 골키퍼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토트넘에게 자신들의 시즌을 정의할 수도 있는 중요한 달(12월)에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라며 백업 골키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3-2024시즌 리그 36경기 61실점을 기록했지만, 7경기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으면서 이탈리아 대표팀에도 승선했던 비카리오는 올 시즌은 리그 12경기 13실점, 무실점 경기는 3경기로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팀 내에서도 중고참으로 주장단은 아니지만, 손흥민을 지지하며 어린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
첫 시즌 등번호 13번을 달았던 비카리오는 올 시즌부터 1번을 달고 넘버 원 골키퍼를 달고 뛰고 있다. 2번 골키퍼는 프레이저 포스터로 경험이 많지만, 36세로 나이가 많다. 3번 골키퍼는 브랜던 오스틴, 혹은 알피 화이트먼인데 1군 무대 경험이 일천한 상황이다.
포스터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148경기 189실점, 무실점 경기는 46경기로 많은 경험을 보유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16경기, 유로파리그도 20경기 경험이 있는 만큼 유럽 무대에서도 믿고 쓸만한 자원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당장 올 시즌도 유로파리그 2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비카리오의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긴 팔을 이용한 선방 능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은 만큼 훈련 복귀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 곧 12월 연말로 넘어가면서 박싱데이 일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에겐 비상이다.
사진=연합뉴스, 비카리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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