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행한 백일해도 백신 통해 예방…독감·B형간염도 백신 맞아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에서 첫 사망 사례가 발생한 백일해는 올해 총 3만 4784명(지난 16일 기준)의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292명) 대비 약 119배 폭증했다. 백일해는 지난 10년간 연간 100명 수준의 환자가 발생했던 감염병이다.
백일해는 영아에게 치명적인 질환이다. 뇌 손상과 폐렴을 포함한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생후 2, 4, 6개월에 3회 백신을 접종한다. DTaP 혹은 DTaP-IPV, DTaP-IPV/Hib, DTaP-IPV-HepB-Hib이 있는데 이 중 aP(Acellular pertussis)가 백일해 백신을 나타낸다. Tdap은 청소년·성인용 백신이다.
임신부 또한 백일해 백신 접종이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생후 첫 백일해 예방접종(2개월) 전까지는 엄마의 백일해 접종을 통해 전달된 항체가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 임신 27주~36주 사이에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만약 임신 중 접종하지 않았다면 출산 2주 이내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임신부에게 권장되는 백신은 백일해 백신을 포함,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B형간염 주산기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이 있다. B형간염 백신은 B형간염 항원이 양성을 띄는 산모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 백신은 임신부가 접종해 본인과 아이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접종 꺼리는 임신부들…“백신, 안전합니다”
문제는 일부 임신부가 백신 접종을 꺼린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약이 해롭다는 생각에 약 복용과 예방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독감 백신은 임신부의 연평균 접종률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한 해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53.0%로 어르신(82.5%) 어린이(69.5%, 1차 접종 기준)보다 낮다. 독감 백신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지만 유료로 접종해야 하는 성인용 백일해 백신 접종률은 더욱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임신 중 백일해 백신 접종은 조산이나 사산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없이 산모와 영아 모두 안전하다”면서 “임신 중 백신 접종은 생후 3개월 미만 영아의 백일해 입원의 최대 90.5%와 백일해 관련 사망의 95%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임신 중 접종이 권장되는 백신은 오랫동안 수많은 안전성 데이터들이 쌓인 백신”이라며 “이득이 더 많은 백신 접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신부와 의료기관 모두 접종의 필요성을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질병관리청도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전환시켜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어떻게 이를 해결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현재 성인용 백일해 백신 접종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임신·출산바우처’를 사용해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접종할 수 있다. 다만 이 바우처는 초음파 촬영과 진료비 등에도 사용할 수 있어 다소 유인책이 부족하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에 포함할지,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바우처를 통한 접종을 독려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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