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조병규 행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에 "차기 행장 후보군에서 저를 제외하고 후임 행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검찰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게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460억원대 부당 대출을 해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대출 심사와 사후 관리 과정에서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조 행장 등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인지했으나 금융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조 행장의 사퇴로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이다.
자추위는 지난 9월27일 첫 회의 이후 외부 전문가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통해 후보군을 추렸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오는 28일 6명의 후보 중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차기 후보를 현 은행장 임기 만료 한 달전에 발표해야 한다"면서 "이번주에 최종 후보 추천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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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 호실적에도 내부통제 부실… 변화 가능성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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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는 27일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결정한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2022년 취임해 2년간의 임기를 채운 후 1년간 연임하며 '2+1' 임기를 채웠다.
앞서 허인 전 국민은행장은 재연임(2+1+1)에 성공한 바 있으나 '경영 2기' 양종희 KB금융이 색깔을 본격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교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차기 행장 후보는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이승종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NH농협금융지주는 다음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중대 사고가 있는 계열사 대표의 연임 불가를 공언해 이 행장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장 후보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 강신노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형식 여신심사부문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상대적으로 대형 금융사고 등의 이슈가 적었고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다만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하나생명을 뺀 나머지 CEO를 '조직 안정'을 이유로 연임시켜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도 진옥동 회장이 연말 인사에 '쇄신' 방침을 세워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잇따른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강화와 경영승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대표의 자격 요건으로 공익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연말 은행 인사는 조직의 안정보다 쇄신 쪽에 방점이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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