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는 미 대선 이후 고환율 기조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2월 채권시장 심리도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1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에 종사하는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금투협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하면서 고환율이 고착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줄어들면서 기준금리 인하 예상이 지난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채권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나타나 전월과 동일했다. 반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12%,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24%로 모두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감소한 상황에서 물가와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시장금리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와 환율 관련 시장 심리도 악화됐다. 12월 물가 상승을 예상한 비율은 30%로 전월(8%)보다 22%포인트 증가한 반면, 하락을 전망한 비율은 3%로 전월(19%)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0월 소비자물가가 1.3%로 안정적인 하락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인상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환율 상승을 전망한 응답자 비율도 21%로 전월(4%)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하락을 예상한 응답은 31%로 전월(45%)보다 14%포인트 감소했다. 금투협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확산 우려 등이 환율 상승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요인을 반영한 12월 채권시장 종합지표(BMSI)는 111.5로, 전월(116.5)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BMSI가 100을 넘으면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100 이하면 시장 심리가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금투협은 "미 대선 이후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된 영향으로 12월 채권시장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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