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개미를 위한 세레나데]변화 빠른 시장에서 성과 올리려면?

[채권개미를 위한 세레나데]변화 빠른 시장에서 성과 올리려면?

비즈니스플러스 2024-11-26 10:12:25 신고

구혜영 칼럼니스트
구혜영 칼럼니스트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경제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요.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 산업마저 9월부터 부진에 빠졌고, 전국 소매판매액은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1995년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간의 침체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선택의 갈림길에 선 한국 경제

현재 내수와 수출을 둘러싼 환경은 모두 녹록지 않습니다. 물가는 상승했지만 실질소득은 오르지 않아 소비 여력이 부족해요. 한편, 환율 문제는 대내외 금리차와 내수 부양이라는 상반된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렵게 만들고 있죠.  

이러한 가운데,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추가 인하가 없을 경우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한국 경제는 더욱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할 지표는 바로 2025년 성장률 전망치입니다. 만약 이 전망치가 1%대로 낮아진다면, 한국 경제는 기술적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의미하며,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미 환율 관리보다는 내수 회복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 여건 개선이 없다면, 경제 회복의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이런 의미에서 이번 금리 결정은 단순히 수치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출처: 한국은행)
한국 기준금리 추이 (출처: 한국은행)

◇한국, 제2의 플라자 합의 우려에 직면할 위험

1985년 플라자 합의는 미국과 주요 5개국(G5)이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체결한 역사적 조치였습니다. 당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일본으로, 급격한 엔화 절상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을 상실하고 경기 둔화를 겪었죠. 흥미롭게도 지금의 한국은 당시 일본과 여러 면에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자동차와 반도체라는 주력 수출품에서 일본과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대외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죠. 이러한 상황은 1980년대 플라자 합의 직전 일본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은 한국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적 관세 정책을 자동차 산업에 우선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국이 첫 번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요.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의 수정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2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강제적인 원화 강세를 경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기 둔화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저금리 기조가 형성되고 자산 시장의 버블로 연결되었습니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과거 일본이 겪은 어려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플라자 합의 후 일본 경제/금융 영향 (출처: 구혜영 칼럼니스트)
플라자 합의 후 일본 경제/금융 영향 (출처: 구혜영 칼럼니스트)

◇지금 우리가 할 일

첫째,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리스크를 줄여야 합니다. 금리 인하 및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채권 비중을 높이고, 경기방어주 및 배당주의 비중을 늘리는 등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해요. 통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여요. 

둘째,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COVID 이후 미국 주식 및 달러자산 비중을 높게 보유한 투자자들이 많은데요,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환율 변동성이 위/아래 모두 확대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 관리를 위해 어떤 환헷지 상품이 적합한지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책 변화와 글로벌 환경을 주시해야 합니다.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이어서, 다음달에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있어요. 또한 트럼프 2기 구성이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통화정책 및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한 뉴스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민첩한 실행이 성과를 좌우합니다. 상황에 맞는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준비를 하길 당부합니다.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구혜영 칼럼니스트는 16년간 금융회사에서 영업(동부증권, NH선물),리서치(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운용(미래에셋증권) 직무 경험을 통해 주식, 외환, 채권 관련 실무를 섭렵했다.  

대기업 전략기획실 리서치팀장(CJ대한통운)을 거쳐 현재는 1인 기업(영앤그로우, 콘텐츠 창작업)과 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 '프로들의 금리 공부방'을 운영 중이다.

[저서] 주식은 모르겠고 투자는 하고싶어(포레스트북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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