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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법무부의 잭 스미스 특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 불가 정책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법치주의의 큰 승리”라고 부르며 취임 이후 스미스 특검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스미스 특검은 25일(현지시간) 낮 워싱턴 DC 법원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혐의에 따른 기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와 별개로 제11 순회 항소법원에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을 공동 피고인에서 제외해줄 것도 요구했다.
스미스 특검은 워싱턴DC 법원에 제출한 6쪽짜리 문서에서 “헌법에 따라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 이 사건을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라며 사건 기각을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간섭으로 보고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필요시 일반 기소가 아닌 탄핵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이 더 이상 대통령 면책권이 없을 때까지 소송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궁극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 금지는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 기소된 경우에도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미스 특검은 “피고인의 기소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선입견 없이” 기각해 앞으로 다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누리게 될 면책권은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던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들은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없고 무법 사건이며 절대로 제기돼선 안 됐다”면서 “민주당이 정적(政敵)인 나를 상대로 한 싸움으로 1억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나는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에서 졌다면 아마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 기소는 정치적이었으며 이제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일어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사건 기각에도 불구하고 스미스 특검은 관련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에 대한 기소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11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기밀문서 유출사건에 대한 연방수사를 방해하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월트 나우타와 카를로스 드 올드베이라에 대한 기소가 진행 중이다.
연방 차원의 수사를 피했지만, 주 정부 차원의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 트럼프 당선인은 성관계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형량 선고만 남은 상태이다. 형량 선고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4년 이후로 미뤄진다. 또 2020년 대선 불복 사건에 대한 조지아주 기소 역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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