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노인 다섯 명 중 3명가량은 여전히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생계비 마련'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제주지역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2020년 첫 조사 이후 4년만에 시행된 이번 조사에는 도내 65세 이상 600명이 참여했다. 제주도는 대면 조사를 통해 건강과 돌봄, 주거환경, 여가·경제활동 등 전반적인 실태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 기준은 평균 73.2세로, 2020년 조사와 비교해 1.4세 올라갔다. 법정 노인연령(65세)보다도 8세 이상 많은 나이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교육, 경제 수준 등이 나아지면서 스스로를 노인으로 인식하는 나이가 더 올라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도내 65세 이상의 교육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최저학력이 '고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5.4%로 4년 전(29.9%)보다 5.5%p 늘었다. 이에 반해 '무학' 비율은 2020년 20.8%에서 올해 14.5%로 6.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수준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노인은 70.0%로 2020년(86.3%)보다 10%p 이상 줄었다. 평균 만성질환 수도 4년 전 2.53개에서 올해 1.88개로 감소했다. 특히 우울 증상을 가진 노인도 줄어들면서 건강 수준이 나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후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도 2020년 32.2%에서 올해 63.3%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노인 세대의 경제력 상승이 감지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일하는 노인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다고 답한 노인은 58.8%로 이전 조사(51.6%)보다 7.2%p 증가했다. 농업 비중은 감소했지만 단순노무와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증가했다.
일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63.7%가 '생계비 마련'이라고 답했다. 2순위 응답인 '용돈 필요'(10.5%)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 '건강 유지'(6.5%), '시간 보내기'(6.5%), 사람 만나기(5.4%) 등을 위한 일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조사 대상의 월평균 소득은 215만5000원이었다. 한 달 벌이가 이보다 낮은 100만원 미만의 응답자는 건강, 영양 관리, 생활상 어려움 등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대인 경우 9.9%만이 '우울 증상이 있다'고 했지만, 100만원 미만 노인 가구는 그 응답률이 39.4%에 달했다.
가구 소득별로 '영양관리 주의'(100만원 미만 31.3%, 200만원대 17.0%)가 요구되는 비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제주도는 "저소득층 노인에 집중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도내 노인들은 대개 '집'(63.8%)에서 여가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여가활동 장소는 경로당(13.2%), 사교모임(5.3%), 종교기관(5.2%), 친구나 이웃의 집(4.5%)이었다. 여가활동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9점으로 이전 조사(3.44점)보다 떨어졌다.
한편 제주도내 노인 인구는 지난 10월 기준 12만5887명으로 전체 인구(67만837명)의 18.8%를 차지한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 8만4460명, 서귀포시 4만14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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