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예탁금 이자 낮추는 국내증권사들…외국계의 반토막

고객 예탁금 이자 낮추는 국내증권사들…외국계의 반토막

이데일리 2024-11-25 17:13:12 신고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인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금통위)가 긴축 기조를 종료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에 예탁금 이용료를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용료율을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 시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고,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예컨대 기존에는 ‘3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구간의 예탁금에 대해 연 2.5%의 이용료율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연 1.25% 이용료율을 제공한다. 대신 카카오페이 앱에서 ‘이자 받기’를 이용하는 고객에 한해 연 1.25%의 이용료율을 추가 지급한다. 고객들이 이자 받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과거와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DS투자증권은 지난 22일부터 예탁금 이용료율 하향했다. 5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종전 대비 0.05%포인트 하락한 1.0%의 이용료율을 지급하기로 했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증권 계좌에 예탁한 예금을 증권사가 활용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일종의 이자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는 투자자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뒤 받은 운용수익률에서 비용을 공제한 다음 각사 지급 기준에 따라 개별 책정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금리 등 여러 가지 제반 환경을 고려한 뒤 회사 내부 기준을 적용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산정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예탁금 이용료율을 하향 조정하는 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탁금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한국증권금융의 운용수익률도 하락했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률은 3.619%로 집계됐다. 이는 9월 기준 운용 수익률 3.715% 대비 0.096%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1월 운용 수익률 3.925%와 비교하면 0.306%포인트 낮다.

다만 고객들 사이에선 여전히 예탁금 운용수익률이 3%대 중반인 점인 점을 고려하면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0%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NH투자증권(005940)은 1000만원 미만 예탁금 이용료율을 0.6%로 지속 동결한다고 공지했다.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제이피모간증권은 100만원 기준 예탁금에 대해 2.5%의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동일하게 2.5%의 이용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예탁금 운용수익률과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차이가 날 경우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예탁금 이용료율이 합리적으로 산정될 수 있도록 산정 방식을 공개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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