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용료율을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 시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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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고,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예컨대 기존에는 ‘3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구간의 예탁금에 대해 연 2.5%의 이용료율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연 1.25% 이용료율을 제공한다. 대신 카카오페이 앱에서 ‘이자 받기’를 이용하는 고객에 한해 연 1.25%의 이용료율을 추가 지급한다. 고객들이 이자 받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과거와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DS투자증권은 지난 22일부터 예탁금 이용료율 하향했다. 5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종전 대비 0.05%포인트 하락한 1.0%의 이용료율을 지급하기로 했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증권 계좌에 예탁한 예금을 증권사가 활용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일종의 이자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는 투자자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뒤 받은 운용수익률에서 비용을 공제한 다음 각사 지급 기준에 따라 개별 책정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금리 등 여러 가지 제반 환경을 고려한 뒤 회사 내부 기준을 적용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산정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예탁금 이용료율을 하향 조정하는 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탁금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한국증권금융의 운용수익률도 하락했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률은 3.619%로 집계됐다. 이는 9월 기준 운용 수익률 3.715% 대비 0.096%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1월 운용 수익률 3.925%와 비교하면 0.306%포인트 낮다.
다만 고객들 사이에선 여전히 예탁금 운용수익률이 3%대 중반인 점인 점을 고려하면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0%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NH투자증권(005940)은 1000만원 미만 예탁금 이용료율을 0.6%로 지속 동결한다고 공지했다.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제이피모간증권은 100만원 기준 예탁금에 대해 2.5%의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동일하게 2.5%의 이용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예탁금 운용수익률과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차이가 날 경우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예탁금 이용료율이 합리적으로 산정될 수 있도록 산정 방식을 공개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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