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소노 신임 감독. 뉴시스
그야말로 파격적 결정이다. 고양 소노가 프로무대에서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인사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4일 김태술 감독(40)과 4년 계약에 합의했다. 김승기 전 감독(52)이 선수 폭행 논란에 휩싸여 22일 자진 사퇴한 지 이틀 만이다.
농구계는 김 감독을 선임한 소노의 선택에 ‘파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김 감독은 연세대 코치로 잠시 재직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 경험마저 전무하다. 10개 구단 감독 중 최연소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견문을 넓혔지만, 지휘봉을 잡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소노는 김 감독과 더불어 사령탑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인사들도 후보에 올렸지만, 김 감독이 소노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 소노 구단 관계자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넓은 시야를 앞세워 최고 포인트가드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당시에도 동료들의 강점을 살려주는 데 일가견이 있었던 만큼 팀을 재정비하고 유망주들의 성장까지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또 김 감독과 함께 소노에 합류한 박찬희 코치(37) 역시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가 크다. 현역 시절에도 강상재(원주 DB) 등 많은 후배가 박 코치를 믿고 따랐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7~2028시즌까지다. 사령탑 경력이 전무한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파격적 선택이다. 소노 관계자는 “팀을 파악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축구의 신태용 감독(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도 젊은 나이(41세·성남 일화)에 감독을 시작해 월드컵대표팀까지 이끌지 않았나. 그런 부분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8일 DB와 원정경기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이전까지 선수단을 파악하고 팀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참이다. DB는 김 감독의 선수 시절 마지막 팀이자 은퇴식을 치렀던 팀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잘 소통해 분위기 반전을 위해 힘쓰겠다. 하나씩 준비하며 재미있는 농구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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