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디플러스 기아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최상위 세계 대회인 'PMGC(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4'에서 파이널 스테이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2021년 이후 두 번째 진출로, 이는 한국 팀 최초의 기록이다. 또 파비안(FAVIAN·박상철) 선수 역시, 개인적으로 파이널 2회 진출이란 대업을 달성하게 됐다.
디플러스 기아(DK)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4 PMGC(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라스트 찬스 2일 차에서 39점(20킬)을 추가하며, 최종 합계 82점(52킬)으로 5위를 차지했다.
1일 차를 4위로 마치며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디플러스 기아의 파이널행은 이날 초반 잇단 '광탈'로 그야말로 안갯속 형국이 되고 말았다.
디플러스 기아는 2일 차 첫 경기였던 사녹 맵 매치 7에서 전날과 마찬가지로 2번째 자기장이 북서섬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난관에 봉착했다. 3번째 자기장 최외곽에서 인실리오 공략으로 활로를 만들고자 했으나, 팀 팔콘스에까지 샷각이 열리며 오살(OSAL·고한빈), 놀부(NolBu·송수안), 칩스(chpz·정유찬)가 차례로 아웃됐다. 그나마 홀로 생존한 파비안이 5번째 자기장 서쪽까지 스며들며 반전을 도모했지만, 포메리컬 바이브스에 정리되며 0점으로 매치를 마무리해야 했다.
이에 6위로 내려앉은 디플러스 기아는 7, 8위에도 점수 차 없이 쫓기는 상황이 됐고, 이는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조급함에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매치 8의 경우, 3번째 자기장 동쪽에서 신경전을 펼치던 인실리오에 요충지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유리한 구도에도 불구하고 인실리오를 잡아내고자 자기장 외곽으로 빠지며 진지를 구축했으나, 아무 소득 없이 오히려 자신들의 거점을 내준 형국이 되고 말았다. 포인트 추가에 급급한 나머지, 후반을 도모하지 못한 판단이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4번째 자기장에서도 성급함이 화를 불렀다. 뒤늦게 인서클을 시도하던 미래엔세종을 상대로 오살이 무리하게 킬포인트를 올리려다 되려 아웃되고 만 것. 결국 밀베 자기장 아파트 지역으로 물러선 디플러스 기아는 5번째 자기장이 빠지며 미래엔세종과 보인 동키에 전멸, 순위포인트 단 1점만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본래 디플러스 기아의 거점이었던 판자집을 운 좋게 얻은 인실리오가 14킬 치킨으로 24점을 얻은 것에 비춰, 한 순간 판단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이어진 매치 9에서 9점(7킬)을 얻으며 다시금 6위권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디플러스 기아는 2번째 자기장 이동 과정에서 포메리컬 바이브스에 놀부가 잘리며 침체된 흐름이 이어졌으나, 5번째 자기장 서쪽에 자리한 이후 오살이 앙갚음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칩스의 2킬을 더해 포메리컬 바이브스를 정리했고, 7번째 자기장 변화 이후에는 오살과 칩스의 분투가 빛을 발했다.
7번째 자기장이 빠진 디플러스 기아는 파비안을 드자비에에 내주는 대신 그 틈을 노려 오살과 칩스가 인서클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파훼법을 찾았고, 이는 이후 추가적인 포인트 획득의 결실로 이어졌다. 생존을 이어간 오살과 칩스는 드자비에와 77로부터 3킬을 뽑아낸 것은 물론, 순위포인트 2점까지 챙기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진 매치 10에서는 비록 6위권 경쟁 상대였던 77에 무너지며 4점만을 추가, 다시금 7위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매치 11 두 자릿수 득점으로 희망을 되살렸다.
디플러스 기아는 미라마로 전장을 옮긴 경기에서 2번째 자기장 이동 과정 중 팀 리퀴드, 77 등과 엮이며 파비안을 잃었지만, 놀부의 활약에 힘입어 2킬을 올린 이후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오살과 칩스가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3·4번째 자기장이 잇따라 도망가며 인서클 난관에 봉착한 디플러스 기아는 보인 동키 집단지 공략 승부수를 던졌지만, 놀부마저 잃으며 전력이 반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살이 1킬을 뽑아내며 급한 불을 껐고, 5번째 자기장 변화와 동시에 자기장 안쪽으로 들어가 순위방어에 사력을 다했다. 13팀이 생존한 상황에서 시작된 두 선수의 사투는 숱한 기절에도 불구하고 TOP 4까지 오르며 순위포인트 5점의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10점(5킬)을 추가한 디플러스 기아 또한 6위를 유지한 채 마지막 경기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치 12 15점(9킬)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5위와는 11점 차, 그리고 7위와 8위에는 각 4점, 6점 앞선 채 맞이한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는 3번째 자기장 북동쪽 요충지를 점한 직후, 철저한 후반 지향 플레이를 펼쳤다.
이에 더해, 5번째 자기장 3인 스쿼드 메이저 프라이드의 공략이 있었지만, 단 한 명의 인원 손실 없이 완벽히 막아낸 것은 물론, 7위를 달리던 77이 탈락, 디플러스 기아의 6위 사수 가능성은 한껏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7번째 자기장 IW NRX와의 교전에서도 3킬 완승을 거두며 사실상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또 TOP 4 교전에 들어서는 놀부가 포메리컬 바이브스의 리퍼스(REFUS)를 잡아내며 혹시나 모를 불씨마저 완전히 잠재웠다. 비록, 빅이트론 나이츠와의 일전에서 수적 열세에 치킨을 내주기는 했지만, 9킬과 순위포인트 5점을 획득, 레그넘 카리아 브라 이스포츠를 끌어내리고 5위까지 올라섰다. 놀부가 홀로 5킬을 올리며 팀의 주포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로써, 디플러스 기아는 지난해 서바이벌 스테이지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그랜드 파이널이 열리는 영국 런던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
또 한국으로서는 앞서 그룹 스테이지를 통해 일찌감치 파이널 진출을 확정한 DRX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스테이지에 2팀이 진출하게 됐다.
반면, 함께 라스트 찬스에 진출했던 미래엔세종은 최종 합계 48점(33킬)으로 14위에 머무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룹 스테이지 3일차까지 선두를 달리며 기대감을 모았던 만큼 파이널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컸지만, PMGC 첫 출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분명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편, PMGC 2024 그룹 스테이지부터 라스트 찬스까지를 통해 DRX는 3만9000달러(약 5500만원)의 상금을 챙겼으며, 디플러스 기아와 미래엔세종은 각 3만2250달러, 2만4250달러를 획득하게 됐다.
우승 상금 40만달러(약 5억6000만원)가 걸린 'PMGC 2024' 파이널 스테이지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2월 6일 오후 9시부터 시작하며, 모배 e스포츠 공식 유튜브, 틱톡, 네이버 e스포츠에서 중계될 예정이다.
Copyright ⓒ AP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