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다이어트에는 운동과 식단조절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운동하면 오히려 식욕이 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 결과,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식욕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그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크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학회지(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에 게재됐다.
그렐린(ghrelin)은 주로 위에서 합성되어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배고픔에 반응하는 대표적인 식욕촉진 호르몬이다. 그렐린은 금식하면 혈중 농도가 상승하고, 식사를 하면 혈중 농도가 내려가는데, 그렐린 수치가 높은 사람은 보통 체중 감량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운동 강도와 그렐린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팀은 평균 43세의 건강한 남성 8명과 평균 32세의 건강한 여성 6명 총 14명의 실험 참여자를 모집해 하룻밤 단식한 후 다양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운동 강도는 혈중 젖산 농도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참여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고 식욕에 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베이스라인의 그렐린 농도가 높았지만, 격렬한 운동 후에는 여성의 그렐린 농도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
논문 수석 저자이자 버지니아 의대 내분비학자인 카라 앤더슨 박사는 "그렐린은 위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으로 배고픔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인 시상하부와 상호 작용한다"면서 "고강도 운동은 중간 수준의 운동보다 그렐린 수치를 더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래 그래프는 혈중 그렐린 농도를 운동하지 않은 그룹(왼쪽), 중간 정도의 운동을 한 그룹(가운데), 고강도 운동을 한 그룹(오른쪽)으로 나타낸 것이다. 실선이 여성이고, 점선이 남성을 나타낸다.
중간 정도의 운동을 한 그룹은 운동하지 않은 그룹보다 혈중 그렐린 농도가 약간 높아졌지만, 고강도 운동을 한 그룹은 큰 폭으로 그렐린 농도가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고강도 운동에 따른 그렐린 농도 저하는 특히 여성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실험에서는 혈중 젖산을 통해 운동 강도를 결정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그렐린 억제를 위해서는 젖산이 역치를 넘는 운동이 필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더슨 박사는 "운동은 약물과 동일하게 생각해야 하며 개인 목표에 따라 양을 조절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연구는 고강도 운동이 식욕 억제에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이는 감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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