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적 작황 부진 여파가 계속되며 먹거리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원두에 이어 카카오 가격도 오르면서 초콜릿 제품도 가격 올랐다. 이른바 ‘기후 플레이션’이 지속되며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12월 1일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제품 10종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한다. 포키(46g)와 홈런볼(46g)은 권장소비자가격을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인상한다. 롤리폴리(62g)와 초코픽(45g)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5.9% 인상한다. 자유시간(36g)은 1000원에서 1200원(20%)으로 올린다.
오예스(360g)는 6000원에서 6600원(10%), 버터링 딥초코(155g)는 4400에서 4500원(2.3%), 화이트엔젤(27g)은 1500원에서 1600원(6.7%), 티피(45g)는 1200원에서 1300원(8.3%), 얼초(52g)는 3000원에서 3100원(3.3%)으로 각각 조정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일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초콜릿 원재료인 국제 카카오 가격은 지난해부터 급등하며 제품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나, 코트디아부르 등 서아프리카 국가의 작황 부진이 원인이다. 앞서 6월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 가격은 여전히 치솟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t)당 908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일 대비 5.21%나 더 오른 셈이다. 지난해 11월 40068달러가 평균가였는데 2배 이상 뛴 가격이다.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로 커피 가격도 올랐다. 동서식품은 지난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가를 평균 8.9% 인상했다.
원두 가격 역시 여전히 오름세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인스턴트 커피에 쓰이는 로부스터 원두 가격은 톤당 4985달러로 전일 대비 4.1% 올랐다. 3000원대에 거래되던 1년 전보다는 26.7%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 역시 부셸 당 302.1 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2.15 올랐다. 전년 평균가 대비 36.6% 올랐다.
농산물, 수산물 등도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가격이 급등한 지 오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며 먹거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기후 플레이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만큼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지속되고 고환율,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조업체들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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