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 위기를 맞았다.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 25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결과는 투표가 종료된 후 5시 30분 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까스로 파업 위기 넘기고 올해 다시 찬반투표
포스코 전체 직원 1만 6000여 명 가운데 조합원은 8000여 명이다. 찬성이 절반을 넘기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선다면 포스코 창립 이후 첫 파업이 된다. 지난해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기일 마지막 날 조합원의 약 51%가 2차 잠정합의안에 찬성하며 가까스로 파업 위기를 넘겼다.
노조는 이번 합의 실패를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닌 ‘조합원을 위한 권리’ 문제라고 주장한다.
포스코 노조 쟁의대책위는 “사측은 조합원의 진정한 목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포스코가 이직사관학교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기업이라는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양측의 임금 관련 요구는 상당부분 조정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노조측은 △기본급 8.3% 인상 △격려금 300% △자사주 25주 △복지사업기금 200억원에 대비해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
임금문제 상당부분 가까워져···문제는 ‘노조 대우’
가장 중요한 임금 관련 문제가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쟁의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이유는 ‘노조에 대한 대우’ 문제다. 노조는 “그간 노조 와해가 반복되고 무노조 기간이 지속되면서 경영진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0년 간 비상경영을 두 차례 선포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경영진은 연봉을 인상하고 성과급을 수령했다.
특히 최정우 전 회장은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해 직원이 휴업까지 몰린 상황에서 스톡그랜트(주식보상제도)를 도입해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동안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아온 조합원을 우대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다른 직원들과의 차별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직된 조직문화···이직 불러 “적절한 보상과 조직문화 변화 필요”
김류완 포스코 노동조합 홍보섭외부장은 “회사의 노조 탄압으로 지난해부터 약 4000명이 탈퇴했는데 탈퇴한 인원 다수가 쟁의행위에 반대할 사람들이었다”며 “쟁의행위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의 경직된 근무환경이 10년 차 숙련된 직원의 이탈을 부른다”고 말하며 적절한 보상과 조직문화의 변화를 요구했다.
사측은 쟁의행위 투표를 통해 노조가 쟁의권을 획득하더라도 계속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의적 차원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제강 이어 1선재도 ‘셧다운’...中 저가 공세·업계 불황 등 영향
포스코는 파업 위기 뿐 아니라 외부 상황에 따른 공장 셧다운, 공장 화재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다. 지난 19일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는 가동을 멈추고 셧다운에 돌입했다.
지난 1979년 2월28일 가동을 시작한 1선재공장은 지난 45년 9개월간 누적 2800만톤의 선재(wire rod) 제품을 생산해 왔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되던 제품은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며, 1선재공장 전 직원은 이달 말까지 공장 정리 후 부내 또는 타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1선재공장 폐쇄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은 두 번째 셧다운이다.
지난 10일 화재가 발생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보름만에 또 다시 불이 나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됨과 동시에 포스코가 자랑하는 파이넥스 기술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진는 상황이다. 임기 3년 가운데 첫 해를 마무리 짓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성적표에 ‘첫 파업’의 주홍글씨가 새겨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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