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올림픽로)] 대한민국 축구 전설이자 축구계 큰어른 허정무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장에 도전한다.
허정무 전 감독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계 전설이다. 선수 시절 네덜란드 명문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을 했는데 1980년대라는 걸 생각하면 경이로운 일이다. 대한민국 A대표팀 104경기에 나와 30골을 기록하면서 20세기 한국 축구 발전에 큰 힘을 실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포항제철 아톰즈를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대한미국 대표팀만 3번을 맡았다. 1995년에 이어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그리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지휘를 했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행을 이끌며 족적을 남겼다.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K리그에서도 감독 생활을 보냈다. 2012년을 인천을 떠난 뒤 축구 행정가로서 삶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까지 맡았다. 해설위원으로도 활약을 하며 대중과 꾸준히 접점을 이어갔다.
이제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아래 수많은 논란과 비판 속에 있다. 초유의 국회 출석, 국정 감사까지 진행됐다. 3선 정몽규 회장은 4선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보다 먼저 허정무 전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하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의 변 전문]
대한민국 축구 새로운 100년을 생각합니다.
-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바쁜 일정에도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오늘도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수고하고 묵묵히 땀 흘리는 축구인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유치와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그리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축구 팬들의 질타와 각계각층의 염려, 무엇보다도 선후배 동료 축구인들의
갈등을 눈앞에서 지켜볼 때는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 축구가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는 한탄과 함께,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죄송할 뿐이었습니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오랜 기간 전임 회장님들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입니다.
전임 회장님들께서 개인적인 헌신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축구가 성장하고 결실을 이루었으며,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그리고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으로
협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대한민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위기와 실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동행) Open KFA, With All입니다.
열린 경영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수행하겠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참여를 보장할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디지털, AI 시대 온/오프라인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장을 확대하여
MZ세대와 여성팬을 포함한 모든 축구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둘째, (공정)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입니다.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 선발, 선수 선발, 각종 계약 체결 등은
해당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여
협회장이나 집행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제경험이 풍부한 축구 관계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을
새로운 축구 행정 리더로 양성하여 세대교체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셋째, (균형)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입니다.
이제는 중앙의 협회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17개 시도협회에 책임과 권한을 돌려줘 지역협회 스스로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해 운영되도록 하고, 재정자립 방안 마련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투명)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하겠습니다.
축구 지도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선수 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절차와 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연령별 지도자를 육성하고
그 속에서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를 능력에 따라 체계적으로 선임하겠습니다.
또한, 지도자와 심판들의 처우개선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정부 관련부처, 금융기관 등과 협의하여 축구인복지조합을 설립하고
축구인 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다섯째, (육성)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 입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달렸습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에 따라 선수 육성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해외거점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뜨거운 관심과 높아진 여자스포츠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여자축구리그를 활성화하고 여자축구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언론인 그리고 축구인 여러분!
대한민국 축구는 지금 이 순간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줄’은 달걀이 부화하려 할 때 알 속에서 나는 소리이고,
‘탁’은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새 새명이 태어나기위해서는 알속의 병아리와 바깥의 어미닭이 함께
몸부림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축구인들이 단합하고 화합하여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축구가 변할 수 있고, 다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려는 이 길은 분명 가시밭길입니다. 거대한 장벽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누군가는 가야할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유쾌한 도전을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1월 25일
허 정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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