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조창용 칼럼니스트] 국내 재벌가에 역대급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최근 삼성가엔 반도체 실패로 이재용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SK는 최태원 회장의 세기의 이혼소송 여파로 SK 지배구조가 흔들릴 우려가 발생하기도 했다.
과연 바람잘 날 없는 한국 재벌가에 다음번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모든 재벌들이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 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질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기자만의 촉일까?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재벌경제의 붕괴 조짐은 재벌 2세대 회장들이 작고한 뒤부터 서서히 나타났다.
현대 정주영, 삼성 이병철, 한진 조중훈, LG 구인회, SK 최종건 등 1세대 창업자 회장들의 뒤를 이은 현대 정몽헌(정주영 5남), 삼성 이건희(이병철 삼남), 한진 조양호(조중훈 장남), LG 구자경, 구본무(구인회, 구자경의 장남), SK 최종현(최종건의 동생) 등 재벌 2세 회장들의 갑작스런 죽음 뒤에 준비가 안된 3세 들이 총수에 오르는 과정에서 편법이 난무하는 억지 경영이 판을 쳤다. 이 여파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비판과 외면을 당해 제2의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도래한 것이 한국경제 추락의 근본원인이다.
최근 일어나는 반도체 추락을 비롯 미국증시 호황과 디커플링된 한국경제가 세계 자본시장의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현상은 다 이런 재벌들의 자업자득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혜택만 파먹고 곱게 자란 재벌 3세들이 글로벌 경제변화의 퍼펙트 스톰 속에 놓여진 일엽편주의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각주구검하는 자세를 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모두 팔아버리고 미국증시로 엑소더스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재벌 오너는 비등기 이사로 책임을 지지않고 뒤에 숨고 등기이사인 사장들만 내세워 책임을 지게한 비겁한 경영을 일삼은 결과 글로벌 비즈니스계로부터 외면당한 것도 다 자업자득이다.
현재 잘나가는 엔비디아, TSMC 등은 기존의 빅테크의 장점을 흡수하고 이에 덧붙여 글로벌 동맹체제를 빠르게 구축한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동맹의 신뢰를 얻는 일이 작금 비즈세계의 최고 덕목이 됐다.
과거 애플, 삼성전자 처럼 온리원을 추구하는 사업방식은 이제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의 레거시로 전락한 것이다. 문어발식 경영의 대명사인 한국재벌의 경영체제는 레거시의 표본이 됐다. 그동안 경영실패의 책임도 묻지 못하도록 짜여진 수직구조의 한국식 경영체제는 이제 수평구조를 도입해 주주는 물론 일반 국민들로부터도 찬사를 받는 글로벌 성공 경영체제의 득세로 설자리를 잃게 됐다.
또 반세기 이상 한국의 정치 사회 교육 등 모든 분야에 승자독식이 만연하도록 만인에 의한 만인의 경쟁적인 사고방식을 주입시킨 원죄도 재벌에 있다.
그 결과 경제계 및 정치 사회전체에 큰 회오리가 몰려오고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금융 등 모든 분야에 과거부터 당연시 돼 온 대표이사 자동연임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개혁세력에 의해 집단경영체제가 실험적으로 가동될 것이다. 이 집단경영체제는 과거와 단절된 완전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 현상이다.
새로운 경영방식은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체제완 완전 반대 적인 요소가 다분할 것이란 유추만 가능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현 체제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한 한국경제의 막다른 선택이 될 것이다.
이에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일성이 또 한 번 회자될 것이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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