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레츠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민주주의 해체하려 해"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하고 휴전 주장을 앞장서 전했던 좌파 성향의 일간지 하레츠에 대한 광고와 구독 중단을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실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각료회의에서 하레츠에 대한 광고 중단과 공무원, 정부 유관 단체 직원의 구독 중단을 지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르히 장관은 하레츠 발행인이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부과를 촉구하고 전쟁 중에 적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현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동시에 국익에 반하는 선동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정부의 자유도 있다고 강조했다.
카르히 장관은 지난해에도 하레츠가 전시 중 패배주의와 허위 선전을 일삼고 있다며 광고와 구독 중단을 추진, 국제기자연맹(IFJ)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레츠는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해체하려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같은 그의 친구들처럼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신문을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법률적 검토도 없이 장관들에 의해 통과된 "기회주의적"인 처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렇지만 하레츠는 주저하지 않고 정부와 지도자가 승인한 메시지를 게시하는 정부 팸플릿으로 변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일간지이자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하레츠는 그동안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정부로 평가받는 현 연립정부와 이를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를 강력히 비판해왔다.
하레츠는 지속적으로 네타냐후 정부 고위 관리와 군대의 위법행위나 권력남용을 취재해 기사화했으며 하마스 피랍 인질 석방과 휴전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하레츠는 또한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해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설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레츠는 사설에서 민간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정치, 이념적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인을 테러하는 것이 테러리즘이며 여성과 노약자 살해를 옹호하는 모든 조직은 테러 조직이고 그 구성원이 테러리스트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확실히 "자유 투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에도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알자지라방송 사무실을 폐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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