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감금·폭행한 父, 상습 학대에도 2심서 감형된 이유[그해 오늘]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9년 11월 25일, 10대 친딸을 상대로 물고문과 폭행을 하고 감금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3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로 감형받았다.

A(37)씨는 2016년 10월 경북에 있는 집에서 딸 B(12)양이 자기와 살기 싫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마구 때렸다. 또 이듬해 여름에는 딸이 고모와 몰래 연락을 주고받은 점이 화가 나 승용차 트렁크에 강제로 태운 뒤 10여 분 동안 이동하며 감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딸에게 열중쉬어 자세를 하게 한 뒤 신체를 걷어차거나 도구로 수차례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4월에는 욕조에 찬물을 채운 뒤 딸의 얼굴이 물에 잠기도록 머리를 손으로 누르는가 하면 수건으로 목을 조르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모두 반성한다”면서 선처를 호소했고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최종한 부장판사)는 친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교적 오랜 기간 학대 행위를 지속했고 학대 정도도 심하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일한 보호자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선처를 탄원하는 피해자의 의사도 존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