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와 더불어, 기존의 강경한 규제 정책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암호화폐 옹호 단체 코인센터(Coin Center)는 최근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미국 내 암호화폐 환경에 대한 분석과 함께 주요 위협 요인을 정리하며 이를 "감시 문제"로 규정했다.
코인센터의 연구 책임자인 피터 반 발켄버그(Peter Van Valkenburgh)는 이번 미국 대선 이후 암호화폐 정책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의 기존 규제들이 암호화폐 개발자와 투자자를 해외로 내몰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세 가지 주요 위협을 언급했다. 이 위협에는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엄격한 보고 요건, 믹싱 서비스에 대한 형사 제재, 그리고 자금 세탁 방지(AML) 정책이 포함됐다.
발켄버그는 첫 번째로 미국 세법 6050I 조항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조항은 1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받은 사람들이 국세청(IRS)에 이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데, 코인센터는 이 규정이 사생활 보호와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코인센터는 2023년부터 이 조항의 위헌성을 문제 삼아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발켄버그는 이러한 규제가 암호화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로 그는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와 사무라이 월렛(Samourai Wallet) 같은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에 대한 제재와 형사 소송을 언급했다. 믹싱 서비스는 거래의 익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범죄 자금 세탁과 연계된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2022년 미국 재무부는 토네이도 캐시에 제재를 가했으며, 개발자들에게도 형사 처벌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인센터는 이러한 조치가 비수탁형 암호화폐 서비스의 개발을 위축시키고, 혁신을 가로막는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 번째로는 자금 세탁 방지(AML) 정책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들었다. 코인센터는 AML 정책이 범죄 행위를 억제하려는 본래 목적에 비해 일반 사용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발켄버그는 “암호화폐 서비스 접근을 차단하려는 조치들이 범죄자나 테러리스트의 사용을 실제로 막는 데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규제는 오히려 일반 사용자의 불편만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선이 암호화폐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코인센터는 트럼프 재선 이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의 암호화폐 규제 방향이 완화되거나 동결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동시에 법무부와 같은 독립적인 기관이 주도하는 형사 기소나 제재 조치가 갑작스럽게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발켄버그는 “정치적 변화만으로 기존의 강경한 규제가 완화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하며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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