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2일 임시 각료회의를 통해 고물가에 대응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경제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약 22조 엔(약 1425억 달러) 규모의 재정 투입과 함께 실질 국내총생산(GDP) 21조 엔 증가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주민세를 내지 않는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3만 엔(약 195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며, 부양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자녀 1인당 2만 엔을 추가 지원한다. 또한, 전기료와 가스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재개된다. 보조금은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휘발유 보조금 정책도 조정된다. 기존 L당 175엔으로 제한된 가격 상한선이 185엔으로 상향 조정되며, 지원 규모는 점차 축소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보조금 정책을 통해 2025년 2월부터 4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를 0.3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대책의 핵심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지원이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공공과 민간에서 총 50조 엔의 투자를 유도하여 160조 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라피더스(Rapidus) 등 기업에 6조 엔을 지원하며, 나머지 4조 엔은 정부 기관을 통해 출자 및 채무보증 형식으로 투입한다. 전체적으로 2030년까지 10조 엔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2024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일반회계 지출은 13조9000억 엔, 특별회계 포함 재정지출은 21조9000억 엔에 달한다. 민간자본과 지방자치단체 예산까지 포함하면 사업지출 규모는 39조 엔에 이른다.
그러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코노미스트는 "감세나 대규모 지원책에는 재정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영구적인 수입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10월 신선식품 제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제안을 수용해 개소세(근로세) 인상안을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시간 연장과 소득 증대로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종합경제대책은 에너지·연료 보조금, 저소득층 현금 지급, 반도체·AI 기술 개발 투자 등을 포괄하며, 국회에 제출된 후 최종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일본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재정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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