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화하면서 현재 대학가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게다가 십수년째 등록금 동결이 지속되며 이제 국공립·사립, 일반대·전문대 등을 불문하고 대학들은 생존 자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대학행정 일선 직원들의 고충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등록금 동결로 장기간 교비 수입이 줄다 보니, 교직원 인건비나 교육시설 투자 등 재정 여건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대학 운영 전반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일선 행정부서의 경우 업무의 생산성·효율성을 고민하게 됐고, 단순·반복업무의 경우 업무자동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 교육기자재 구입 및 시설물관리 등 학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구매, 관리하는 담당부서의 역할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예산은 점차 빠듯해져 가지만 교육에 필수적인 물품 구매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학의 전반적 어려움에 구매 실무자들은 전자조달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입찰계약 분야에서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자조달시스템은 구조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구매를 담보할 수 있다. 관행화된 △비교견적서 대리 제출 △특정업체 몰아주기식 사양 결정 △몇몇 거래업체로 제한한 구매정보 공개 △의도적인 견적서 마감일 단축 등 불합리한 구태 행위를 해소한다. 또한 다수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공개경쟁을 통해 업체간 담합도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업무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거래 문서의 식별·관리 등에도 효율적이다. 견적서, 입찰참가신청서, 이행증권 등 입찰 서류들이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전자문서로 접수·저장됨에 따라 기존 종이문서 수발 업무를 없앨 수 있다. 또 과거 구매 데이터 관련 이력 추적 및 문서 조회 등도 몇 차례 마우스 클릭만으로 가능해진다.
이러한 구매 프로세스의 통합관리는 일선 대학 행정관리자 입장에선 매우 중요하다. 수요부서별·예산별·기간별 구매 데이터 통계는 물론 납기 준수 여부, 공고 참여율, 투찰율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구매 업무의 성과를 제고하고 예산절감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관리 포인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자조달시스템은 구매 프로세스와 결과물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제공하는 셈이다.
명지대 구매관재팀은 이런 전자조달시스템을 조기 도입해 안정적으로 관리·운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 15일 오후 명지대 행정동에서 장재준 구매·관재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구매행정 업무를 언제부터 시작했고, 개괄적으로 대학의 구매행정 업무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명지대학교에서 구매행정 업무를 담당한 지 20년여 됐다. 대학의 구매행정 업무는 대학 교육과 교육환경 유지를 위한 조달업무를 총괄한다. 대학마다 구매행정 업무의 범위는 다르나, 명지대의 경우 기계기구와 집기비품 등 재무재표상 유형고정자산을 구입하는 일종의 조달청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계약의 종류 중 용역과 임대차 계약도 담당하고 있으며, 시설공사는 별도의 시설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대학의 구매행정 업무는 국가계약법,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및 자체 규정 등을 준수해 수요부서로부터 계약체결 요청서(규격서, 과업지시서, 제안요청서 등 포함)를 접수받아 입찰 및 계약업무를 처리한다.
상당수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 명지대는 앞선 총장의 정책적 지시로 일찌감치 대학행정 혁신 차원에서 전자조달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
특히 명지대는 초창기 전자조달시스템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대학 계약업무의 철학을 시스템에 담았다. 대학이 주체가 돼 시스템 전반을 기능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명지대가 최초다. 대학 니즈에 맞춰 시스템에 녹여낸 것이다. 이것이 타 대학과의 차이점이자 경쟁력이다.
대학 계약업무 플랫폼으로 현재 명지대가 도입·운영 중인 ‘스타빌’도 우리 대학 스스로가 개발과 최종사용자의 주체가 돼 정착했다. 스타빌의 전신인 명지대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이화여대·단국대 등 다수 대학들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현재는 플랫폼 기반의 스타빌로 전환됐으나, 향후에도 지속적인 업무분석과 협력을 통해 AI·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을 시스템에 접목하고 자동화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시스템 개발사와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서 대학담당자 세미나가 열렸다. 이를 주최한 ‘전국대학구매관재관리자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국대학구매관재리자협의회는 구매를 포함한 각종 입찰, 계약업무와 관재업무를 집행하는 전국대학 담당자·관리자의 모임이다. 대학 간 입찰, 계약업무 처리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직무 관련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실무에서 겪는 애매하고 어려운 부분들의 경험과 계약 관련 전문지식들을 나누고 있어 참여 중인 대학 관계자 사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유사 직무의 대학 담당자들 간 친목 도모를 통해 현업에서의 상시 정보 등을 교류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특히 전체 대학의 계약 업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현업 진행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업무가 관련 법령에 기재된 규범적 해석을 통해 집행돼야 하지만, 그런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감사에서 자유롭고 예산 절감 등 부가적 효과까지 누려야 한다는 점에서 실무진 역량 강화는 중요해 보인다. 최근 국고 확대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구매계약 관련 각종 법령에 맞춘 해석 사례, 법령에 근거한 계약 업무 등 실무 중심 강연이 줄짓고 있다.”
- 명지대의 전자조달시스템은 전국 대학 중에서 Top3 안에 들 정도로 유명세가 대단한데, 명지대 전자조달시스템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어떤 계기로 도입하게 됐는지, 그 효과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명지대는 구매행정 업무의 대대적인 혁신을 목표로 지난 2008년 총장의 특별 지시로 대학에 특성화된 전자조달시스템 도입을 준비했다. 그간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LG 서브원이나 삼성 아이마켓코리아와 같은 대형 MRO 구매대행사도 이용해 봤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고도화해 운영해 오던 중 현재와 같은 낙찰업체 수수료 지불 형태의 전자조달플랫폼으로 안착하게 됐다.
초반 내부 사용자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물품구매부터 시작했다. 이후 용역과 공사까지 조달시스템을 통한 계약업무 범위를 확대했고, 현재는 학과나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복사용지, 볼펜 하나까지 모두 전자로 구매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Top3는 과찬이지만 자랑스럽기도 하다. 현 총장의 선견지명으로 전자조달시스템 도입 시점이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 견적서나 입찰서류의 온라인 접수 형태가 아닌 전자서명법, 전자거래기본법 등 관련 법규에 기반한 완전한 형태의 전자입찰시스템 구현이라는 점과 15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비정형화된 용역과 공사계약 분야에서 기존 장기거래 업체가 아닌 불특정 다수 간 무한경쟁 거래환경 조성으로 시스템 도입 당해연도 최대 평균 30%의 예산 절감 효과도 있었다.
아울러 우리 대학은 인문캠·자연캠 교직원과 학과 조교 200여 명이 학과나 부서에서 필요한 물품·소모품 등을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직접 자체 구매하고 있으며, 2000만 원 이상의 구매에 대해서만 중앙 조달하는 형태로 이원화함으로써 구매행정 업무를 효율화했다.
이를 통해 규격 이상이나 납기 지연 등 구매 이슈를 수요부서 담당자가 직접 처리해 업무가 정확해졌으며, 만족도는 올라가고, 더욱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감사 사안과 관련해 대학감사의 경우 통상 회계법인에 의뢰해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들 회계사가 대학 현장 상황을 잘 모른 채 실무가 바탕이 아닌 법률의 굴레 내에서만 판단해 결국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자주 발견된다. 따라서 대학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례로 회계사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나라장터 이용을 중요한 감사 근거로 판단하고 있는데, 전자조달이용및촉진법에 따르면 수요부서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자체시스템 이용도 허용한다. 실제 정부 몇몇 부처도 자체시스템이 존재해 나라장터 이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고집하고 있다.
명지대는 나라장터는 물론, 자체 전자조달시스템 및 홈페이지 등 모든 채널을 통해 공정하게 입찰 경쟁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감사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 교육부 감사관이 나와 칭찬할 정도로 이미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정착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자부심을 느낀다.
도입 효과와 관련해선 먼저 정성적 측면으로 보면, 과거 특정품목 분야의 장기거래업체가 ‘고인물’이 돼 타 업체들에 가견적까지 붙이는 등 공정성 침해가 심했다. 당시 대학 관례처럼 이어지다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공정성·투명성이 보장되는 방안을 고민했고, 불특정 다수가 무한경쟁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구매와 관련한 단순·반복업무에 시간을 대폭 단축, 신속한 행정업무가 가능해졌다. 전자거래기본법 및 전자서명법에 따라 사업자용 공동인증서를 이용해 전자서명한 전자견적서나 전자입찰서를 제출하면 법적 보호가 가능해져 법적으로 하자가 없고, 투명·공정·효율성 있는 구매업무도 가능해진다. 사업자용 인증서를 이용한 전자서명은 전자문서에 법인인감을 날인 제출하는 법적 행위로 인정되는 것이다.
정량적 측면에서도 예산절감 분야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부터 구매는 물론, 용역, 공사, 임대차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 대학에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교직원·교수 등 내부 사용자들이 낯선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반감을 가졌고, 특히 기존 장기거래 업체들이 반발하면서 안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점차 안정화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업무 추진과 생산성 있는 업무효율화, 예산절감 효과 등을 창출하게 됐다.”
- 명지대 전자조달시스템 중 ‘MRO구매’라는 것이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명지대는 추정금액에 따라 수요부서 자체조달, 중앙조달 방식으로 구분돼 있으며, 수요부서의 자체조달은 일정 금액(추정금액 200만 원) 이하는 MRO구매, 그 이상은 전자조달시스템의 전자견적구매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MRO구매도 물품 규격서를 올려 업체들에게 전자견적서를 받아 가격평가 후 업체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견적구매 방식과 동일한데, MRO구매는 1년간 사용할 예산을 부서·학과 단위로 미리 배정하고 구매집행금액을 예산에서 깎아 나가는 예산통제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구매공고를 올리고 업체들이 견적서를 제출하면 최저가업체로 자동 선정되는데, 학과장이나 부서장 승인 후 예산관리부서의 예산승인이 온라인을 통해 처리되면 자동으로 발주되는 형식으로 구매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구매업무가 조직적으로 관리된다는 특징이 있다.
즉, MRO구매는 연간 운영예산의 누적관리와 수요학과·예산부서의 체계적인 구매관리가 함께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체육학과·건축학과와 같이 불가피하게 소모품 구매가 먼저 이뤄지는 경우에는 해당 구매증빙자료를 전자전표처럼 등록해 운영예산 집계와 사후관리가 가능하다. 2014년 MRO 도입 이후 2024년 10월 말까지의 누적거래 건수는 1만 6729건으로 월 평균 130건의 사무용품·소모품 구매가 수요부서나 수요학과 자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필요한 시기, 필요한 수량만큼, 짜인 예산 범위 내에서 수요부서 자체적으로 구매함으로써 중복구매와 예산낭비를 줄이고, 대량구매 비축물품에 대한 손‧망실을 예방할 수 있어 업무분담과 예산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많은 대학들이 우리 학교의 MRO구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제 벤치마킹까지 검토했지만 학교별로 내부 행정 절차가 다르고 여러 사유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우리 대학이 행정 효율화 측면에서 상당히 선진적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 인구절벽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지속으로 대학 재원이 늘 부족한 상태다. 특히 사립대학 구조개선사업이나 대학혁신사업 등 국고지원금이 대학 재원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 상황이 구매행정 업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지.
“학령인구의 절대적인 감소, 등록금 수입의 감소는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또 구매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자 입장에서 참으로 불안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립대학의 구조개선사업이나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결국 이러한 인구절벽에 대비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가장 큰 기둥인 사립대학의 교육환경을 변화하는 사회 구조에 맞게 연착륙하려는 국가의 고등교육 정책이 아닌가 싶다.
대학에서 집행하는 예산의 85% 이상은 이렇게 여러 사업 형태로 지원되는 국가보조 재원으로 국민의 세금이 대학 교육에 사용되는 것이다. 국고지원금은 예산 집행의 전 과정이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돼야 하며, 관련 증빙자료들은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맞게 제출하고 지원금 집행기관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사업주관부서 담당자나 구매행정을 책임지는 입장인 저로선 매우 부담스럽고 힘든 이슈들이다. 국고지원금을 따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잘 관리하고 사업의 목적을 달성해 사후평가가 좋아야 다음 사업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국고지원금은 증가할 것이며, 해당 예산을 지원하는 집행기관의 사업관리와 감사는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대학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대학의 교직원은 학생정원 감소로 행정직 직원 수가 줄고, 계약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여러 직무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업무 과밀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업무 지식의 습득과 훈련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타 대학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구매행정 업무 영역에서 볼 때 이러한 현상들은 더욱 심각하다. 조달계약 행정을 처리하기 위해선 국가계약법, 조달청 구매규정 등 최소한의 직무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고지원금의 증가는 구매공고문과 규격서, 시방서 등을 더 완벽하게, 관련 법규에 더 충실하게 작성하고 계약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구매행정의 책임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명지대는 장기적으로 전자조달플랫폼의 IT기술 활용과 기능 고도화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전자조달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운영사에 조달행정 비전문가들도 관련 법규에 따라 신속하게 구매공고문을 작성하고 검증받을 수 있는 기능, 규격서와 시방서 작성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능, 거래 증빙의 모든 자료를 전자화해 누락을 차단하고 사업 단위로 자료를 추적 관리하는 기능, 전자입찰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전문가를 훈련하는 기능 등을 요청한 상태로 서비스 운영사가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 교육환경, 교직원 고용 환경의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IT기술의 ‘극단적’ 활용이다.”
- 타 대학과 차별화하는 명지대 구매관재팀만의 향후 목표가 있다면.
“대학이 능동적·주체적으로 전자조달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하고 기능 고도화에 노력함으로써 예산 절감은 물론, 감사의 공정성·투명성 확보, 업무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등을 도모할 수 있다.
대학은 주체적으로 시대 흐름에 따라 요구되는 이슈와 현안에 대해 IT기술을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전환(DX)의 화두는 이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한 대학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매행정 업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해결방법, 기능 등을 고민해 플랫폼 운영사에 요구하며 협력할 것이다. 실례로, 이전에는 인지세법에 따라 계약서에 첨부될 인지를 우체국에 방문, 직접 구입해 소인을 찍어 제출하거나 온라인으로 구매해 별도 첨부 제출했다면, 이제는 전자조달플랫폼에서 직접 구매해 계약서에 전자수입인지씰로 압인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구현해냈다. 이러한 기능의 확대, 업무 편의 증대는 결국 대학이 주체가 돼야 한다.
아울러 현재 대학가에 널리 활용되는 전자조달시스템 관련 플랫폼도 거론하고 싶다. 음식배달 플랫폼에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이 있듯이 대학 시장에도 스타빌과 이비즈포유 등 2개의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다. 이비즈포유가 대학시장에서 전자조달 플랫폼 사업을 먼저 시작한 선도업체이기는 하지만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고, 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스타빌이 약 35% 저렴하다는 점, 우리 대학 운영방식과 요구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장점 때문에 명지대는 스타빌을 채택, 이용 중이다. 다만 이들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부과와 관련해 시스템 개발이나 운영비용, CS지원 원가 등 세부적인 공개자료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이런 원가정보가 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하겠지만 대학과 플랫폼 사업자, 납품업체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거래안정성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수수료 과금의 적정한 기준 마련은 시급한 일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플랫폼 사업자가 대학시장에 진입해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수수료도 낮아지면서 기능도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대학의 전자조달 시장이 발전했으면 한다. 대학 정원이 줄고 운영 예산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명지대 구매관재팀은 초창기부터 대학에 특성화된 전자조달시스템을 설계한 부서로, 앞으로도 대학 교육환경의 변화와 4차산업혁명 시대로의 변화에 발맞춰 우리 대학 구매행정 업무에 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적용모델을 연구하고, 전자조달 플랫폼의 기능 고도화에 반영할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와 긴밀히 협력해 급변하는 시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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