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 또 선고되면 리더십 타격 불가피…與, 사법리스크 파상공세 예상
무죄 땐 법적 부담 덜고 리더십 강화…중도 공략, 대여 공세 나설 듯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로 두 번째 고비를 맞는다.
선고를 하루 앞둔 24일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게 유죄 또는 무죄가 선고될지, 그리고 유죄가 선고될 경우 형량이 어떨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야권은 물론 여권에도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판단이 유죄로 귀결되면서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이 대표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번 사건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 당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중형' 선고가 이 대표로선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25일 선고에서도 강도 높은 결정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열흘 간격으로 피선거권 박탈형이 두 번 연속 선고되면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이 받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여권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태세다.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선 선거법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는 메시지를 내면서 2·3심까지 지켜보자는 여론을 조성하려 하겠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과 차기 대권 가능성에 달리는 물음표는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법 1심 판결 때는 '야당 탄압용 정치 판결'이라는 당내 공감대 속에 계파를 막론하고 일단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대여 공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타격감이 다를 수 있다.
이 대표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당내에서 고개를 들며 '이재명 일극 체제'로부터 원심력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명(비이재명)계 주자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 등 정권 퇴진 운동을 더 거세게 밀어붙일 수 있으나, 그 동력이 얼마나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무죄가 선고될 경우 이 대표는 선거법 1심 선고로 안게 됐던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고, 여권을 향해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선거법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무죄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2월 자신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당장 지도부와 친명계에서는 위증교사 무죄가 선고될 경우 선거법 1심 선고가 '판사 개인의 돌출적이고 이례적인 판단'이었다는 주장 아래 항소심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면서 이 대표 리더십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실용주의 노선인 '먹사니즘'을 앞세워 중도 확장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을 가로막던 변수 한 가지는 일단 제거되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죄를 확신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울 것이라 본 선거법 1심 형량이 너무 높아 이번 선고는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다"며 "어떤 형량이 나와도 '이재명 체제'엔 전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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