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한테 전화 걸어서 돈 보내지 않으면 너 폭행한다고 해"
[내외일보] 이철완 기자 = 2001년생으로 쌍둥이 형제인 A 씨와 B 씨의 범행은 이 한마디와 함께 시작됐다. 이들은 동네 후배인 피해자를 서울 송파구의 한 무인 카페 앞으로 불러내 이렇게 협박했다.
이들의 악행에는 동네 친구인 C 씨도 가담했다. 그는 피해자가 운전면허가 없었음에도 A 씨의 오토바이를 몰도록 강요했고,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가 기스를 냈다"며 "돈을 물어주지 않으면 아들의 무면허 운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겁먹은 피해자에게 "형들에게 돈을 보내주세요, 안 보내면 때린다고 해요"라고 아버지에게 전화하게 했다.
겁먹은 자식의 목소리에 결국 아버지는 C 씨의 계좌로 150만 원을 이체했다. 이들은 2022년 5월 3일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2번에 걸쳐서 피해자로부터 모두 280만 원을 갈취했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해자는 과거에 B 씨로부터 10만 원을 빌렸었는데, A 씨는 피해자를 불러낸 다음 더 많은 돈을 갚으라고 강요했다.
"형들에게 갚을 돈이 있으니 한 번만 갚아달라"
가해자들의 강요에 못 이긴 피해자는 결국 또 아버지에게 전화로 이같이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A 씨 또한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돈을 안 보내면 주면 아들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겁에 질린 나머지 계좌로 73만 원을 송금했다.
A 씨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올해 6월 13일 송파구의 한 장소에서 폭행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가락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폭행 및 시비를 하지 않도록 제지하자 화가나 경찰을 폭행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이준석 판사는 지난 1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공갈),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이외에도 여러 차례 폭력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공동공갈 혐의를 받는 B 씨에 대해선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으며,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쌍둥이 형제의 범행에 가담한 C 씨는 공갈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외에도 C 씨는 친구인 D 씨로부터 마약류를 2회에 걸쳐 건네받은 혐의도 있었다. 법원은 C 씨의 마약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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