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우파 어젠다 담은 정책집…트럼프 2기에 본격 실행될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거리두기'를 했던 '프로젝트 2025'가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화려한 '부활'을 할지 주목된다.
프로젝트 2025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에 대비해 작성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주도의 정책 제언집이다.
교육부 폐지와 환경보호국(EPA) 권한 축소,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연방거래위원회(FTC) 독립성 박탈 등 연방 정부 구조 개편과, 불법 이민자 대응 등과 관련해 초강경 우파의 입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대선 때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캠프는 프로젝트 2025를 트럼프 2기 국정 운용의 '청사진'으로 규정하며 내내 신랄한 비판을 퍼부었고, 트럼프 당선인 측도 민간의 정책 제언 중 하나일 뿐이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22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백악관과 내각 인사 중 프로젝트 2025의 공동 저자 또는 기여자가 적지 않게 포함되면서 프로젝트 2025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러셀 바우트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실장 지명자와 국경안보를 책임질 톰 호먼, 브렌던 카 FCC 위원장 지명자,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등이 그들이다.
특히 백악관 예산관리실장으로 지명된 바우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트럼프 1기 때도 OMB 실장을 맡았던 바우트는 '트로젝트 2025' 작성 과정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첫 6개월 동안 의회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행정명령과 그 외 조처들의 목록을 정리하는 일을 감독했다.
또한 그는 법무부, FTC, FCC 등에 대한 백악관의 통제권 강화를 지지하고, 의회가 가결한 예산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을 부활시킬 것 등을 주창해왔다.
특히 바우트는 최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 기관들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그는 "우리는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지상주의)와 무기화한 관료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통령이 행정부의 통제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바우트를 트럼프 당선인은 '딥스테이트'(Deep State·연방 정부를 좌지우지하는 선출되지 않은 공직자)를 해체하고, 무기화한 정부를 종식시키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지명 발표 성명에서 소개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내정하면서 "정부효율부는 백악관 및 OMB와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바우트가 이끌게 된 OMB가 정부 구조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관측통들은 그가 프로젝트 2025에 명시된 대로 대통령의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 구조 개편과, '비(非) 충성파' 공무원 축출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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