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2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된 ‘2024 대한민국 미래 교육 서밋’에서 진행된 두 번째 발표 주제는 ‘미래 역량을 키우는 대입 패러다임’으로 송진웅 서울대 교원양성혁신센터장(한국IB교육학회장)이 맡았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좌장으로 양찬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실장, 김신완 MBC PD(다큐멘터리 <교실이데아> 연출자), 장밝은 경북대사대부고 수석교사가 패널 토론자로 참여했다. 교실이데아>
송진웅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우리는 교육계 내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고, 교육계 외에서도 엄청난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두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에 대한 근본적인 혁명을 가져와야 하고, 교육에 대한 혁신을 통해서만 내부와 외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른 교육 방식의 변화에 대해 송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학생들이 서로에게서 배우는 것들이 많은데, AI라는 매체가 도입되면서 점차 이러한 모습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 급하더라도 정확한 진단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향후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송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몇 년 전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교육학회, 창의재단이 함께 미래세대 과학교육표준(KESS)을 개발해 몇 가지 핵심적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 중 과학공동체 활동, 과학리더십 발휘, 과학문화 향유, 지속가능사회 기여 등 참여와 실천이 중요하다”며 “학교는 학습경험을 쌓는 곳으로 성공, 실패, 좌절, 극복 등 경험의 장으로서의 학교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평가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우리의 강점을 교육에서 학습으로, 학습에서 학습을 통한 경험으로 옮겨야 한다. 학생 스스로 변화와 성장을 확인할 수 있어야 된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며 “또 고등학교 수준부터 외국의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서·논술형을 절대평가 방식의 단계적 도입이 이뤄져야 하며, 학교 평가는 변별 시험에서 성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평가가 원활히 시행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송진웅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개별 교사의 책임을 분산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IB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사교육보다 공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은 “단일 학교의 제도적 기반의 평가가 있어야 되고, 국가 수준의 채점 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수능으로 대표되는 국가고사를 폐지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학교에 맡겨뒀을 때 생기는 통제할 수 없는 사항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발표에 이어 ‘삶의 역량,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대입 준비 방향성)’을 주제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서·논술형 평가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IB의 평가 방식을 토대로 현 수능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왔다.
양찬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고려대 교수)은 “서술형 평가가 많은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향후 서·논술형 평가가 단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고, 채점의 공정성 확보와 채점자의 전문성 강화 등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이를 도입해야 한다”며 “대학 전형, 중등 교육에서 국제적 표준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학령인구 감소 속 외국에서 들어오는 학생들을 유치해야 되는 상황이 됐을 때, 국제적 표준을 만드는 제도와 대학 입시 등이 갖춰진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가 수월성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IB 관련 다큐멘터리를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한 경험이 있는 김신완 MBC PD(다큐 ‘교실이데아’ 연출자)는 서·논술형 평가의 필요성과 함께 구술평가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완 PD는 “앞서 많은 분들이 말했듯이 서·논술형이 필요하고, 어떠한 학생의 다양한 역량들을 골고루 육성, 훈련,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구술평가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지필고사 형태로서 단시간 내 서·논술형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들을 골고루 길러내는 과정들이 수업에 다 포함돼 있고, 그 수업에 포함된 것들이 다 평가로 이어져야 하는 측면에서 그 연결고리들이 잘 이뤄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신완 PD는 “학생들은 여러 가지를 평가한다는 것에 대해 마치 철인 10종 경기를 하는 것처럼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오히려 연결돼 있는 능력들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다 보면 훨씬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장밝은 경북대사대부고 수석교사는 IB 교육의 평가 제도를 본받아 수능 문화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밝은 수석교사는 “고등학교 2, 3학년 때 학교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원에 가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학교 수업에서 많은 이탈이 발생한다”며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하고, 이 속에서 교사들의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에 반드시 IB의 평가 시스템을 배워와 수능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밝은 수석교사는 “교육부에서 ‘교실혁명’ 등 사업을 했었는데, 이런 것보다 수능 문항의 유형을 바꾸는 것이 사실상 학교의 평가와 수업을 개선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고, 교육의 질 관리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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