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고 내일은 다른 것이다"라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르비아 현지 매체 베체르네 노보스티에 따르면 부치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서방의 실행계획과 무기로 아무런 대응 없이 러시아 영토 어디든 공격할 수 있고,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 여러분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거나 비정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잘 아는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누군가 (푸틴 대통령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불행히도 그는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불행히도 우리는 재난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는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라며 "나는 휴전과 평화를 원한다. 러시아 사람에게도 들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명시한 레드 라인(허용 한계선)을 계속 넘는다면 핵무기 사용을 진지하게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안보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면 대통령이 행동에 나설 것이다. 러시아의 안보나 군대가 위험에 처해 있고 다른 출구가 없다면 그는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르비아는 친(親)러시아 국가로 꼽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특히 부치치 대통령이 직접 점령지 영토 편입 불인정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세르비아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를 그만두라고 압박했다.
전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비롯해 Kh-47M2 극초음속 킨잘 탄도미사일, Kh-101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대응했다.
처음 우크라이나 공군은 오레시니크 발사를 놓고 ICBM이라고 발표했다. 그 뒤로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를 오레시니크 미사일이라고 정정했다.
그보다 하루 앞서 전쟁 푸틴 대통령은 침공 1000일에 핵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새 핵교리에 따라 러시아는 공격자가 핵무기 비(非)보유국이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때에는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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